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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금까지 본 엄상백 중에 최고였다."
전날의 아쉬운 역전패에 속이 쓰릴 법도 했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제자의 호투에 미소를 보였다. 바로 엄상백의 피칭에 이 감독도 매료됐다.
하지만 팀타율, 득점 1위 팀인 LG 타선을 상대하고, 게다가 상대 선발이 다승 1위인 케이시 켈리였는데도 최고 153㎞, 평균 1490㎞의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LG 타선을 무력화시킨 점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감독 역시 엄상백의 피칭을 지켜보면서 감탄을 했다고. 이 감독은 "이런 피칭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피칭을 했다. 어제 피칭만 보면 고영표 소형준은 게임도 안되겠더라"라고 웃으면서 "체인지업 던지면 스트라이크고, 커터는 헛스윙이 나왔다. 직구는 150㎞가 넘는데 말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제자를 치켜 세웠다.
엄상백이 좋은 피칭을 하는 이유로 이 감독은 먼저 하체를 얘기했다. "하체가 받쳐주니까 익스텐션이 충분히 길게 나오고 그러다보니 무브먼트도 좋아지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동료들간의 좋은 캐미스트리도 한몫했다고 봤다. "고영표 소형준 등과 친하게 지낸다. 김민수가 같이 다니면서 루틴도 잡아주는 것 같더라. 체인지업은 (고)영표에게서 많이 배운 것 같다"는 이 감독은 "서로 굉장히 친하면서도 서로 경쟁 의식을 가지고 경기에 나선다. 그런 점이 투수들이 서로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엄상백에 대해 얘기하면서 "우와"하며 감탄사를 수차례 내뱉었다. 그만큼 이 감독의 뇌리에 박힌 눈부신 피칭이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