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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점점 줄어드는 기회. 어느덧 두터워진 외야진에 이형종이 들어갈 곳은 없었다.
올시즌 이형종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박해민이 FA로 이적해 오면서 입지가 좁아졌는데 시즌 초반 부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이 문성주와 이재원이 성장하며 이형종을 찾는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5월말 올라왔으나 2주도 채 되지 않은 6월 7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80일 동안 2군에 머문 이형종은 8월 26일 다시 부름을 받았고, 주로 상대의 왼손 선발을 상대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문성주가 부상으로 잠시 빠진 틈을 타 전날 NC 루친스키가 선발로 나왔음에도 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결과는 대 성공. 2구째 146㎞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안타를 쳤다.
이형종은 경기 후 "KT가 3위 팀이었기 때문에 지고 있다가 이기게 돼 다른 팀을 이겼을 때보다 어 좋았다"면서 "그동안 내 스윙을 못하고 있어서 이번엔 기회가 오면 아웃이 되더라도 내 스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이호준 코치님이 직구를 노려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초구 슬라이더가 와서 당황했지만 2구째도 직구를 노린게 들어와서 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분명한 상황. 그래도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이형종은 "내가 한번 야구를 그만둔 적이 있어서 이런 시간이 굉장히 힘들지만 잘 버티고 이겨내려고 한다"면서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