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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의 폭발적인 장타력이 후반기에 더욱 뜨꺼워지고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60홈런 고지엔 무난하게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01년 새미 소사 이후 21년 만에 60홈런 타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약물 시대'를 제외하면 1961년 로저 매리스 이후 61년 만이다.
저지의 홈런포는 이제 전 세계 야구팬들의 관심사가 됐다. 60홈런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인 양키스는 최근 3연패에 빠져 71승42패(0.628)를 마크했다. 전반기 내내 7할대 승률을 비행하던 양키스는 후반기 급추락하고 있다. 이날까지 후반기 21경기에서 7승14패를 기록했다. 후반기 성적만 리그 13위, 동부지구 4위다. 왜 이렇게 됐을까.
마운드 붕괴가 가장 큰 원인이다. 양키스 팀 평균자책점은 전반기 2위(3.08)에서 후반기 13위(4.24)로 급전직하했다. 에이스 게릿 콜은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5.04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제임슨 테이욘(1승, 4.43), 도밍고 헤르만(1승2패, 5.09)도 부진하고 프랭키 몬타스는 이적 첫 등판인 지난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3이닝 5안타 6실점으로 두들겨 맞았다. 마무리 홈스는 시즌 5번째, 후반기에만 3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그렇다고 공격력이 전반기처럼 폭발적인 것도 아니다. 양키스는 경기당 득점이 전반기 1위(5.40점)에서 후반기 5위(4.57점), 팀 타율은 6위(0.246)→10위(0.239), 팀 OPS는 1위(0.776)→3위(0.751)로 각각 하락했다. 다만 팀 홈런은 전후반기 모두 1위로 시즌 191개를 마크 중이다.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득점 루트가 단순해졌다는 얘기다.
양키스의 후반기 부진을 저지의 방망이에 관심이 집중된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개인 또는 특정 기록에 매달리는 순간 분위기가 다운된다는 건 역사적으로 증명된 정설이다.
본즈가 한 시즌 최다홈런을 기록한 2001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서부지구 2위에 그쳐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앞서 마크 맥과이어의 70홈런이 터진 199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중부지구 3위로 머물렀다. 맥과이어가 65홈런을 날린 1999년에도 세인트루이스는 지구 4위로 부진했다. 새미 소사가 3차례 60홈런 시즌을 작성할 때 시카고 컵스는 딱 한 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뿐이다.
LA 에인절스는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를 자랑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구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팀으로서의 에인절스는 존재 가치를 잃었다. 그저 오타니의 팀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