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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우완 남지민(21)은 마운드 리빌딩의 상징적인 투수다. 고졸 3년차에 풀타임 선발투수로 매경기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고 있다.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지금까지 선발 자리를 지켰다. 시즌 초반 조기 강판이 이어지고, 들쭉날쭉했지만 벤치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반드시 성장해 미래를 책임져야할 선발자원이다.
"초반에는 항상 쫓기는 느낌이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이 붙었어요."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 선수는 불안하다. 한두 경기 부진하면 2군행을 걱정해야 한다. 그런데 새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와 펠릭스 페냐가 합류해 선발진 재편이 이뤄졌는데 로테이션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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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선발로 나서 1이닝을 던지고 내려왔어요. 중간투수 형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송했어요. 그 경기가 제일 아쉬워요."
시즌 세번째 선발등판 경기였던 SSG전에서 남지민은 1이닝 동안 3안타 4사구 3개를 내주고 4실점했다. 인천 문학야구장에는 2만3000명의 만원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7월 13일 롯데전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선발투수의 첫번째 임무는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죠.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어갔어요. 그날 워낙 좋았거든요. 제 몫을 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롯데전 투구영상을 돌려본다. 선발등판 전날에 찾아볼 때도 있다. 자신감을 채우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50번은 본 것 같다고 했다. 30분 동안 계속 돌려본 적도 있다.
"선발등판 전날에는 꼭 맛있는 음식을 먹어요. 혼자서요. 저만이 루틴이죠. 맛있는 거 먹고 잘 자려고 해요."
남지민은 시속 150km 빠른공을 던진다. 강력한 공을 갖고 있지만 볼카운트 싸움에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직구 의존도가 높았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할 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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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 첫해 목표는 100이닝 투구. 안 다치고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66⅔이닝을 소화했다.
"제가 백지나 마찬가지거든요. 선발투수 형들은 물론 외국인 투수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워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엄청 도움이 돼요."
팬들이 대선배 오승환(40·삼성)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자, 남지민은 씩 웃으며 "아닌 것 같은데요. 야구 잘 하는 건 닮고 싶어요"라고 했다.
한화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은 남지민. 그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 9이닝 완투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