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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돌고 돌아 다시 주장을 맡은 NC 양의지.
"차라리 그냥 (주장)하는 게 훨씬 편해요."
무슨 말일까. 전반기 내내 방황하는 후배 캡틴 노진혁을 보며 안타까움이 컸다.
하지만 노진혁은 시즌 초부터 여러가지 부침을 겪었다. 허리가 아파 잠시 빠진 적도 있다. 그러다보니 팀 성적도 개인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여러가지 압박감과 부담이 컸던 시간.
노진혁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조바심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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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이 모습을 내내 지켜본 양의지도 힘들었다.
"진혁이는 FA를 처음하고 저는 한번 해봤으니까요. 그냥 제가 나서서 하는 게 훨씬 편한 것 같더라고요."
탈 캡틴 효과는 확실했다.
노진혁은 주장 완장을 내려놓기 무섭게 펄펄 날고 있다. 후반기 12경기에서 45타수20안타(0.444) 10타점. NC타자 중 후반기 타율 1위다.
반면 상승세를 타려던 양의지는 후반기 타율 0.209 2홈런, 4타점으로 다시 주춤하고 있다. 잘 맞은 배럴타구가 시프트를 걸고 있는 야수 정면으로 향하니 도리가 없다.
"진혁이가 후반기에 펄펄 나는게 꼴보기가 싫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성적 나니까 캡틴 다시 하라고 하니까 안 한다 하더라고요."
후배 노진혁을 바라보는 안타까움과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츤데레 선배의 한마디.
개인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양의지가 주장을 다시 맡은 뒤 팀은 상승세다. SSG, KT에 이어 NC는 7승1무4패로 후반기 3위를 달리고 있다.
솔선수범 앞장서고 있는 캡틴이 있기에 가능한 변화.
"전반기 동안 안일한 플레이가 팀에서 많이 나와서 경기 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베이스커버라든가 사소한 것 때문에 실수해서 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부터 좀 경기장 할 때 집중하자고 했어요. 일단 야구는 잘하고 나서 다른 면에서는 모든 걸 저는 편하게 해주는 그런 식으로 좀 애들한테 말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저는 주장 겸 포수니까 감독님의 분신 아닙니까. 감독님 대신 그라운드 내 역할이 있으니까 중요한 것 같아요."
반등하는 다이노스를 위해 자신이, 또 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돌아온 캡틴. 그가 있어 NC 상승세는 반짝이 아닐 공산이 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