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체인지업이 착!" LG 투수조장, '진짜 베테랑' 되고픈 임찬규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8-03 22:15 | 최종수정 2022-08-03 22:51


3일 부산 사직구장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LG가 4대1로 승리했다. 임찬규가 가르시아를 맞이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8.3/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얼굴에 후련함이 가득했다.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은 듯한 환환 미소였다.

LG 트윈스 임찬규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쾌투,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승(6패)이자 올해 처음, 지난해 10월 6일 이후 301일만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QS)다. 힘있는 직구과 체인지업의 조화로 롯데 타자들을 압도했다. 포수 유강남이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였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문학 경기(7월 27일 SSG전) 끝나고 하루 쉬면서 캐치볼을 하는데 갑자기 작년 후반기 좋았던 밸런스가 돌아왔다. 두달만에 받은 느낌이다. 오늘 경기 후반까지 직구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 거 보셨나. 나보다 상대의 컨디션을 살피면서 던지는 것도 놀라운 경험"이라며 웃었다.

"체인지업이 손끝에 정말 잘 걸렸다. 원래 플랜은 슬라이더와 커브였는데, (유)강남이가 1회 딱 받아보고 오늘은 체인지업이라고 판단하더라. 오늘 호투의 최고 원동력인 거 같다. 이대호 선배나 렉스와도 분석한 대로 경기가 잘 됐다."

원래 체인지업은 임찬규의 성명절기였다. 좌타자, 우타자 가리지 않고 자신감있게 던졌다. 그런데 지난해 직구 구속이 붙으면서 오히려 체인지업이 흐트러졌다.
3일 부산 사직구장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임찬규가 여유있게 투구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8.3/
그 미묘한 차이의 활용법을 이제야 깨달았다. 임찬규는 "낙차가 좀 덜 떨어지더라도 더 빠르게 던지니까 잘 맞는 것 같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터널링도 그렇고, 하이패스트볼과 커브에 직구가 섞이고, 슬라이더 한번씩 던져주니 결과가 좋았다. 정말 신이 나서 던졌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것은 로벨 가르시아의 실책으로 7회 도중 교체됐다는 것. 1사 1루에서 2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가르시아가 이를 놓치면서 위기가 왔고 김진성에게 마운드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임찬규는 "순간적으로 내가 앉아버려서 미안했다. 가르시아는 지금 적응기 아닌가. 언젠가 가르시아가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1회 이영빈 호수비의 강렬한 임팩트도 컸다. 임찬규는 "그거 아니었으면 7회까지 가지도 못했다. 막내가 그렇게 해주니 더 힘이 났다. 정말 잘 풀리는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내가 그래도 투수 조장인데, 성적이 따라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베테랑 선발이라고 하기도 부끄럽다. 잘 던져야 그렇게 말할 텐데…지금은 그냥 중고참 투수다. 전반기에 내가 까먹은 경기들, 후반기에 다 만회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진짜 베테랑 소리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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