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털보에이스, 2년간 꿈만 꿨던 '만원 사직 함성' 만나려면 [부산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8-03 12:41 | 최종수정 2022-08-03 14:11


스트레일리의 미소. 스포츠조선DB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털보에이스'가 부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꿈꿔왔던 '사직 3만 함성'을 들을 수 있을까.

스트레일리는 2020~2021시즌 2년간 25승 16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데뷔 첫해 194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시즌 MVP 못지 않은 성적을 냈고, 지난해에도 높아진 기대엔 미치지 못했지만 준수한 투수였다.

특히 팀의 1선발에 걸맞는 워크에씩과 승부욕, 책임감이 돋보였다. 팬들과의 소통은 물론 젊은 팀동료들에게도 귀감이 될만한 프로 정신을 지닌 선수다.

그런 그가 유독 그리워한 것이 있다. "난 관중이 많고 응원 소리가 클수록 더 힘이 나는 선수다. 사직노래방이라고 불리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응원에 대해 영상으로 많이 접했다. 언젠가 꼭 보고 싶다."

스트레일리가 한국에서 뛴 2년은 코로나19 여파로 야구장 입장이 극히 제한됐다. 대부분 무관중으로 진행됐고, 지난 시즌 막판에 잠시 25% 가량 입장한 게 최대였다.

스트레일리와 나란히 2년간 함께 한 딕슨 마차도(30)는 결국 사직 만원 관중을 보지 못한채 떠났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다시 롯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직구장은 리모델링을 거쳐 전체 좌석수가 2만2990석으로 줄어들었지만, 올시즌 내내 100% 입장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 스트레일리의 포효. 스포츠조선DB
스트레일리가 얼마나 많은 경기에서 만원 관중의 합창을 들을 수 있을까. 이대호의 공식 은퇴식이 치러질 1경기는 매진이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

스트레일리의 올해 연봉은 40만 달러. 대체 외국인 선수로선 상당한 규모다. 롯데가 스트레일리 재영입에 거는 기대를 보여준다.


최근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 중 후안 라가레스(SSG 랜더스·49만 5000달러)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팀 동료 잭 렉스(31만 달러)와도 차이가 크다. 토마스 파노니(KIA 타이거즈) 브랜든 와델(두산 베어스) 숀 모리만도(SSG) 등은 30만 달러 미만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의 재영입에 대해 "한국 야구와 문화에 대한 적응이 이미 끝난 선수라는데 높은 점수를 줬다. 우리는 가을야구 진출을 원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결국 롯데의 성적에 달렸다. 만약 돌아온 털보 에이스가 기적처럼 가을야구로 이끄는데 성공한다면? 스트레일리는 2017년 이후 들리지 않았던 롯데팬들의 진짜 함성과 응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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