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대호 형이 내 눈치를 보더라" 결승타 친 18억 FA의 간절한 속내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7-12 22:33 | 최종수정 2022-07-12 23:31


인터뷰에 임한 정 훈. 김영록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경기 만에 안타 하나 친게 참…"

수훈 인터뷰에 임하는 롯데 자이언츠 정 훈(35)은 웃지 않았다.

3년 18억 FA 계약 첫해의 부담감, 2할대 초반 타율의 부진. 그리고 두 차례나 찾아온 햄스트링 부상. 올시즌 정 훈의 마음고생은 깊었다.

하지만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기어코 정 훈이 해냈다. 7회말 안중열의 동점포로 2-2 균형을 이룬 상황. 선두타자 전준우가 안타로 출루했고, 대주자 황성빈이 나섰다. 황성빈은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 때 아슬아슬하게 2루에서 살았고, 정 훈의 중견수 앞 안타 때 격한 질주에 이은 슬라이딩으로 홈을 밟았다.

이를 지켜보던 정 훈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는 "요즘 내 타격 밸런스는 공이 땅에 떨어졌을 때 비로소 (안타임을)알 수 있을 정도다. 최대한 타격감을 좋게 가져가려고 하는데도 쉽지 않다"면서 민망해했다.

"(황)성빈이를 정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마음속으로 '제발, 제발'이라고 수없이 외쳤다. 다행이 워낙 발이 빠르다보니 홈에 잘 들어와줬다. 정말 고맙다."

롯데는 투타에서 젊은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이대호 안치홍 전준우 등 중견-베테랑 선수들이 굳건히 버텨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 훈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난 베테랑이다. 결과를 내야하는 선수다. 더 노력해야한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내 역할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막상 와서 도움이 안되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거듭 한숨을 쉬었다.


이날 사직구장은 만원에서 100명 모자란 2만2890명의 관중들로 가득 찼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날 정 훈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4회말 1-1 동점을 이룬 타점 또한 1사 2,3루 상황에서 나온 정 훈의 내야 땅볼이었다.


하지만 무려 4경기 14타수 무안타의 부진 끝에 때린 안타 2개였다. 정 훈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는데, 덕분에 중요할 때 하나 나왔다. 앞으로 이 좋은 느낌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거듭 다짐했다. 그를 괴롭히는 햄스트링에 대해서도 "상태는 현재로선 괜찮다"고 강조하는 한편, 수비에 대한 칭찬에 "지금 모든 포커스가 수비에 맞춰져있다. 실책이나 본헤드플레이는 절대 안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요즘 야구가 너무 안되니까 말그대로 다운돼있었다. (이)대호 형도 나한테 가까이 오질 못하고 눈치를 보더라. 그러다가 '일주일 중에 하루는 웃어도 된다'면서 웃으라고 해줬던 게 생각난다. 고맙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