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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삼성은 9일 대구 SSG전에서 10회 연장승부 끝에 10대13으로 역전패 했다. 6회까지 9-4로 앞서던 경기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 6일 대구 LG전 8-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대10로 뒤집힌 충격의 역전패의 쓰린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번 참사를 당했다.
'최후의 보루' 오승환 마저 무너졌다.
오승환은 발목 상태가 썩 좋지 않다.
고질화 된데다 자꾸 쓸수록 안 좋아지는 상태. 삼성 허삼영 감독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관리하면서 가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된 셈.
발목이 안 좋으니 전력 투구가 힘들다. 패스트볼 구속이 140㎞ 초반대에 그친다. 타자들의 커트가 이뤄지고, 유인구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지난 6일 LG 유강남에게 충격의 역전홈런을 허용했던 오승환으로선 연패 중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좁은 라이온즈파크에서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몸부림 쳤지만 신중함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좋을 때 오승환은 피칭 후 탄력으로 마치 점프하듯 몸이 솟구쳐 오르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스피드에 비해 체감 위력과 볼끝이 훨씬 위력적이었던 이유다. 그 특유의 장점을 살릴 수 없는 발목 상태인 셈이다.
그래서 더 우려스럽다.
오승환 없이 삼성 뒷문을 지켜줄 강속구 투수는 없다.
좌완 이승현, 김윤수 등 '포스트 오승환'을 꿈꾸는 빠른 공 투수들이 있지만 아직 '포스트' 딱지를 떼지 못했다. 설상가상 최근 두 투수의 페이스도 좋지 않다.
2018년 대표팀까지 승선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던 최충연은 조금씩 밸런스를 찾고 있지만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그렇다고 2군에서 올릴 투수도 마땅치 않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 출구 없는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