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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9경기 61일. '안경에이스' 박세웅(27)이 1승을 맛보는데 걸린 시간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리그를 씹어먹을 기세였다. 첫 7경기를 마칠 때까지 패전 없이 5승, 평균자책점 1.21이었다. 호평받던 직구의 구위 외에 구속까지 150㎞ 위로 끌어올렸다. '160㎞ 강속구'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못지않은 직구를 던지는 토종 투수로 꼽히기도 했다.
'천적' 한화 이글스전 난조가 계기였을까. 5월 15일 한화전 부진(5이닝 7실점) 이후 통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지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3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박세웅은 스스로를 다잡았다. 수도권 9연전에서 3연속 시리즈 루징을 당한 롯데로선 놓칠 수 없는 경기.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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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는 유일한 위기였다. 2사 후 박병호에게 볼넷, 장성우에게 안타를 내주며 2사 1,2루가 됐다. 하지만 베테랑 황재균을 잡아내며 실점없이 마쳤다. 5회에도 선두타자 배정대가 안타로 출루했고, 도루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타를 깔끔하게 끊어냈다. 6회에도 2사 후 박병호를 사구로 출루시켰지만, 흔들리지 않고 막아냈다.
경기전 래리 서튼 감독은 어긋난 공수 밸런스를 한탄했다. 투수들이 잘던지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졌다는 것.
하지만 토종 에이스가 출격한 이날 타선도 적극 호응하며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1회 리드오프 안치홍이 2루타로 출루한 뒤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에도 무사 1,2루 찬스에서 희생번트와 후속타가 이어지며 2점을 추가했다. 4회와 6회에는 고승민이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7회와 9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완승을 거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