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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 야구가 성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연승 기간 동안 롯데-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를 차례로 만났으나 대진운이 무조건 좋았다고 볼 수는 없다. 타이트한 경기도 이겨냈기 때문이다. 특히 6월 29일 안우진과 양현종이 맞대결을 펼친 명승부 끝에 1대0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탄 키움은 다음날인 6월 30일 경기도 KIA를 상대로 5대4,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축 타자이자 홈런 타자인 박병호마저 팀을 떠나면서, 키움의 이런 반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키움은 10개 구단 중 연봉 효율이 언제나 가장 높은 팀이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승당 연봉 효율에서 키움은 1억210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돈을 지불한다. 연봉 효율이 가장 낮은 팀은 SSG로, 3억8450만원이다. 키움이 1승에 쓰는 비용이 SSG의 ⅓ 수준인 셈이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는 올해가 키움에서 뛰는 4번째 시즌이지만, 그의 연봉은 90만달러(약 12억원)로 특급 외국인 선수 중에서 낮은 편에 속한다. '이름값'이 있는 야시엘 푸이그는 신규 외인 연봉 상한선인 100만달러(약 13억원)를 꽉 채웠지만, 또다른 투수 타일러 에플러는 40만달러(약 5억원)로 개막 기준 KBO리그 최저 연봉 외국인 선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김재환(4년 총액 115억원), NC 다이노스 박건우(6년 총액 100억원), LG 트윈스 김현수(4+2년 총액 115억원), KIA 나성범(6년 총액 150억원) KIA 양현종(4년 총액 103억원) 등 굵직한 선수들이 '100억 잔치'를 벌였지만, 키움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하지만 총알을 장전하고 달려든 구단들이 무색할만큼의 결과가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설령 키움이 올해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여준 성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찰나의 우연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받고 움직이는 프로의 세계에서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