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야구천재'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진지 오래고, 아버지와 비교가 살짝 식상할 때도 있다. 프로 6년차,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4)는 올해 다른 차원의 야구를 하고 있다. 정교한 타격능력에 장타력까지 더해 '잘 치는 타자'가 아닌 '최고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아버지를 넘어 한국프로야구사를 다시 쓸 태세다.
특히 홈런을 주목할 필요가 없다. 2020년 140경기에서 15개를 친 게 한시즌 최다인데 올해는 전체 일정의 54%, 78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14개를 때렸다. 본인은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스윙을 한다고 하지만 확실히 타구에 힘이 붙었다. 컨택트형 타자를 넘어 클러치 히터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는 히어로즈에서 이정후는 3번 타자로 중심타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52)의 한시즌 최다안타, 홈런 기록도 깰 수 있을 것 같다. 이 감독은 1995년 124경기에서 196안타를 쳤다. 이전 기록보다 30개 이상 많았다. 2014년 히어로즈 소속이던 서건창이 201개를 치기 전까지 KBO리그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이었다. 이정후는 2019년 193개를 때려 3개차까지 다가갔다.
|
|
|
6월 이후 타격 페이스가 좋다. 27경기에서 타율 3할7푼9리 8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해까지 최근 5년간 6월까지 통산 타율이 3할3푼9리였는데, 7~8월에는 3할5푼2리를 찍었다. 많은 타자가 여름 혹서기에 고전하는데 이정후는 확실히 달랐다. 전반기도 좋았는데, 후반기에 더 강했다. 야구 잘 하는 이정후가 아버지를 비롯해 레전드들을 계속해서 호출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