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치는 타자에서 최고타자로 도약, 여름에 강한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을 넘어설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7-03 08:34 | 최종수정 2022-07-03 08:35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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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천재'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진지 오래고, 아버지와 비교가 살짝 식상할 때도 있다. 프로 6년차,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4)는 올해 다른 차원의 야구를 하고 있다. 정교한 타격능력에 장타력까지 더해 '잘 치는 타자'가 아닌 '최고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아버지를 넘어 한국프로야구사를 다시 쓸 태세다.

이정후는 2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7회 2루타를 때려 시즌 100안타를 채웠다. 1998년 8월 20일 생인 이정후는 23세 10개월 12일의 나이에, 6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다. 프로 첫해인 2017년 179안타로 시작해,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 이승엽을 넘어선 최연소 기록이다. 잘 했고, 꾸준히 잘 했다. 이정후는 또 통산 1000안타에 17개를 남겨놓고 있다. 의미있는 기록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7월 2일까지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5리(290타수 100안타), 14홈런, 59타점. 4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96, 득점권 타율 4할2푼3리.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타격은 1리차 2위고, 홈런 공동 2위, 타점 3위, OPS 1위다.

특히 홈런을 주목할 필요가 없다. 2020년 140경기에서 15개를 친 게 한시즌 최다인데 올해는 전체 일정의 54%, 78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14개를 때렸다. 본인은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스윙을 한다고 하지만 확실히 타구에 힘이 붙었다. 컨택트형 타자를 넘어 클러치 히터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는 히어로즈에서 이정후는 3번 타자로 중심타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52)의 한시즌 최다안타, 홈런 기록도 깰 수 있을 것 같다. 이 감독은 1995년 124경기에서 196안타를 쳤다. 이전 기록보다 30개 이상 많았다. 2014년 히어로즈 소속이던 서건창이 201개를 치기 전까지 KBO리그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이었다. 이정후는 2019년 193개를 때려 3개차까지 다가갔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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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같은 타격 페이스라면 아버지의 기록을 넘어 200안타까지 노려볼만 하다.

아버지는 1997년 자신의 한시즌 최다인 30홈런을 터트렸다. 이승엽(32개)에 이어 홈런 2위에 올랐다. 올해는 박병호(27개)가 독주하고 있다. 1위는 어렵겠지만 생애 첫 20홈런을 넘어 30개까지 도전해볼만 하다.

6월 이후 타격 페이스가 좋다. 27경기에서 타율 3할7푼9리 8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해까지 최근 5년간 6월까지 통산 타율이 3할3푼9리였는데, 7~8월에는 3할5푼2리를 찍었다. 많은 타자가 여름 혹서기에 고전하는데 이정후는 확실히 달랐다. 전반기도 좋았는데, 후반기에 더 강했다. 야구 잘 하는 이정후가 아버지를 비롯해 레전드들을 계속해서 호출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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