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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최근 프로야구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첨단장비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석달 가까이 LA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연수 중인데, 가끔 낯선 직원들이 첨단장비가 설치된 특정 장소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 궁금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를 지켜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메이저리그 구단이 얼마나 첨단장비를 깊게 활용하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전자장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선수의 물리적 데이터, 바이오 데이터, 모션 데이터, 신체균형 데이터 등을 수집한다. 전자장비나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공간에서 데이터를 측정한다. 따로 수집한 비디오 자료도 활용한다.
이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어느 구단이든 투자를 하면 첨단장비를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내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데이터 축적을 위한 긴 시간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결과를 선수, 코치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 과제는 오랜 시간을 요구하지만, 한편으로는 짧은 시간 내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장기적인 연구 과제와 별도로 시즌 중에 바로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수시로 코치들에게 전달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데이터가 혼란을 초래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전문가가 중요하다. 수많은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아무리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도, 야구에 대한 이해없이 연구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런 취약한 부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코치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한다고 한다. 데이터 측정, 수집 과정에서 코치진과 많은 토론을 한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디까지나 코치들와 함께 선수 기량 향상을 돕는 것이다.
며칠 전 메이저리그에선 시즌 두 번째 감독 경질이 있었다. 감독은 성적을 내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다. 다만 감독과 구단, 상호간에 신뢰가 전제가 돼야 한다. 이게 밑바탕에 깔려 있는 팀이 명문 구단으로 거듭날 것이다.
<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