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4억원이 아깝지 않다, 50홈런-4번째 MVP 페이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6-20 16:28 | 최종수정 2022-06-20 16:31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이 20일(한국시각) T모바일파크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초 중월 투런포를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31)이 홈런 역사에 신기원을 열었다.

트라웃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0이던 4회 중월 투런홈런을 날리며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시애틀 선발 로간 길버트의 96마일 한복판 투심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번 시애틀과의 원정 5연전 동안 트라웃은 5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날 친 홈런을 포함해 4개가 결승타였는데,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리즈에서 4개의 결승 홈런을 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됐다.

지금 트라웃의 타격감은 절정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6일까지 그는 7경기, 26타수 연속 무안타의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 3할대를 웃돌던 타율이 2할7푼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살아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후부터 이날 시애틀전까지 최근 11경기에서 38타수 14안타(타율 0.368), 8홈런, 15타점을 몰아쳤다.

에인절스의 필 네빈 감독은 경기 후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더라도 지금과 같은 감이라면 4,5타수에 한 번은 홈런을 칠 정도"라며 "이번 시리즈에서 정말 인상적이었다. 매경기 매이닝 중견수로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빅 홈런을 날렸다"고 했다.

이어 네빈 감독은 "팀을 이끄는 선수에 관해 얘기를 하자면 뭐든,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선수를 우리 모두가 보고 있을 뿐이다. 항상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주말 정말 그렇게 해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애틀을 상대로 한 통산 홈런 부문서 트라웃은 52개로 라파엘 팔메이로와 공동 1위에 올랐고, T모바일 파크에서 친 통산 홈런은 33개로 시애틀에서 뛰지 않은 선수들 중 역대 1위가 됐다. 자신이 속하지 않았던 팀의 홈구장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앨버트 푸홀스로 그는 휴스턴의 홈 미닛메이드파크에서 33개를 날렸는데, 이번에 트라웃이 합류하게 됐다.

이번 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른 트라웃은 OPS 부문서 다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이날 현재 61경기에서 타율 0.290, 21홈런, 43타점, 47득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659, OPS 1.048을 마크했다. 장타율도 1위고, 홈런 부문서는 1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25개)를 4개차로 압박했다.


생애 첫 홈런왕 도전에 본격 뛰어든 모양새다. 트라웃은 아직 홈런왕에 오른 적이 없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은 2019년 친 45개. 그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은 48개를 날린 캔자스시티 로열스 호르헤 솔러였다.

트라웃은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49홈런을 아치를 그릴 수 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은 물론 50홈런 고지도 등정할 수 있다. 그러면 나이 31살에 생애 4번째 MVP에 더욱 가까워진다.

트라웃은 지난해 장딴지 부상으로 5월에 시즌을 접었다.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이었다. 12년 총액 4억2650만달러(약 5514억원),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선수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1년새 현존 최강 타자의 위용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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