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의 시간 보낸 최고참…떠나기 전 응원한 후배의 미래 [창원 현장]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6-15 02:20 | 최종수정 2022-06-15 12:05


14일 창원 마산구장에 온 커피차.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무거운 마음으로 함께 보냈던 시간. 커피차 한 대에 복합적인 마음을 실었다.

14일 창원 마산구장.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경기를 앞둔 가운데 야구장 출입구 한 쪽에는 커피차 한 대가 왔다.

NC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받아들고 가서 경기를 준비했다. 비가 내리면서 경기는 개시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커피차를 보낸 주인공은 박석민(37·NC 다이노스).

박석민은 지난해 7월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자리를 갖는 등 방역 수칙 위반으로 KBO와 구단으로부터 각각 72경기, 50경기의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2일 징계를 모두 소화한 박석민은 퓨처스리그에서 추가로 몸 상태를 만들었고, 이날 1군에 콜업됐다.

불미스러운 일로 퓨처스에 머문 만큼, 박석민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다.

박석민에게는 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1군에 있었다면 미처 다 챙기지 못했을 선수들. 박석민은 후배들의 면면을 조금 더 살펴볼 수 있었다.


후배 선수 또한 박석민이 2군에 있는 동안 '노하우'를 조금씩 전수받았다. 2년 차 내야수 김준상은 "(박)석민 선배님께서 제 나이 때에는 어떤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지 무엇을 노렸는지 이야기를 다 해주셨다. 특히 타석에서의 생각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최보성 역시 "경기 할 때 어디가 아프지 않은 이상 매순간 전력 질주를 하시더라"라며 "수비할 때에도 공을 던지는 모습 등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제 컨디션을 회복한 박석민은 1군 콜업이 임박한 가운데 후배를 위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함께 구슬땀을 흘렸던 만큼, 1군에서 활약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커피차에는 '미래의 다이노스를 이끌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박석민 뿐 아니라 함께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는 동시에 후배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박민우는 커피차를, 이명기는 피자를 선수단에 돌리기도 했다.

박석민은 복귀 후 인터뷰에서 "너무 죄송스럽다. 앞으로 야구인 박석민이 아닌 인간 박석민으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도록 하겠다. 우리 팀이 현재 하위권에 있지만 힘을 보태 5강 싸움을 할 수 있도록 최고참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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