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최고 유격수 오지환. GG 받아야하는데" 애제자→캡틴 향한 절절한 속내 [광주토크]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6-08 18:08 | 최종수정 2022-06-08 18:51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9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4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우중월 솔로 홈런을 치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5.29/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처음엔 포지션 변경 얘기가 엄청 많이 나왔다. 동기들보다 인정받는 시기도 늦었다. 작년에 국가대표 유격수로 인정을 받았는데…아직 골든글러브가 없는게 아쉽다."

오지환(32) 이야기가 나오자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의 말이 많아졌다.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키워낸 애제자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겼다.

오지환이 프로에 입문한지도 올해로 14년째다. 매년 한층 숙성된 기량을 뽐냈다. 폭넓은 수비범위, 강한 어깨, 민첩한 몸놀림, 작년까지 6차례나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장타력까지 겸비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며 국내 최고 유격수임을 인정받았다.

고교 시절엔 투수 겸 내야수였다. 그래서인지 동시기 고교 4대 유격수로 불리던 친구들 중에는 뒤늦게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3루(허경민) 2루(김상수 안치홍)로 옮긴 그들과 달리 아직도 유격수 포지션을 지키고 있는 선수는 오지환 뿐이다.

류지현 감독의 말대로 데뷔 초에는 외야수로 전향시켜 타격에 전념시켜야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부족한 내야 경험으로 인해 수비 기본기가 아쉬웠던게 사실이다. 당시 작전코치였던 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수비코치로서 오지환을 전담마크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기량이 늘기 시작했다.

"프로에서 유격수로 3년 교육받았는데, 포지션을 옮기면 더 시간이 걸리지 않았겠나. 기본적인 잠재력이 좋고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수비코치로 옮긴 뒤로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지금은 톱유격수로 커줬다. 그땐 '네가 골든글러브 받으면 내가 꽃다발 들고 올라간다'는 얘기도 했었는데."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는 LG 류지현 감독과 오지환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15/
손시헌을 시작으로 강정호 김재호 김선빈 김하성 김혜성으로 이어져온 2010년대 이후 유격수 골든글러브 계보에 오지환의 이름은 없다. 류 감독은 "골글 한번 받았으면 좋겠다. 만약 올해도 받으면 당연히 감독이 올라가야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5리 10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4다. OPS는 박성한(SSG 랜더스)에 이어 유격수 중 2위고, 홈런은 압도적인 1위다. 조금만 더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공격 지표도 중요하지만, 오지환은 우리팀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수비이닝이 훨씬 많다. 올해는 주장으로서의 책임감도 크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희생정신도 강하고, 힘든 걸 긍정적으로 녹여낼 줄 아는 선수다. 감독으로서 고맙다. 골든글러브는 말하자면 '우리나라 최고의 유격수'라는 인증 아닐까. 오지환이 올해는 꼭 골든글러브 받았으면 좋겠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