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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롯데 외야, 대안 자신하던 '성민규 키즈들'은 지금 어디 있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6-03 12:43


◇최민재, 강로한, 추재현, 신용수(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수 년간 허점을 드러냈던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 수비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듯 하다.

2일엔 어처구니 없는 본헤드 플레이로 안방에서 승리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2-1로 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LG 트윈스 대타 이형종이 친 뜬공 포구를 시도했던 고승민이 파울라인 앞에서 공을 놓친 뒤, 후속 플레이 없이 공을 주워 옆에 있던 볼보이에게 던졌다. 공을 놓친 위치가 파울라인 안쪽이었고, 1루심이 페어를 선언한 상태였지만, 고승민은 이를 보지 않았다. 뒤늦게 동료들이 '내야로 송구하라'고 다급히 외친 뒤에야 사태를 깨달은 고승민이 볼보이에게 다시 공을 건네 받으려 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3루까지 안착한 이형종은 비디오판독을 거쳐 2루까지의 점유 뿐만 아니라 안전진루권까지 인정 받으며 유유히 홈을 밟았다. 롯데는 결국 동점 허용 뒤 추가점을 얻지 못한 채 12회 연장 승부 끝에 무승부에 그쳤다.

고승민 뿐만이 아니다. 최근 롯데의 외야 수비는 불안하기만 하다. 전준우의 부상 뒤 기용되고 있는 황성빈은 타구 판단 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2일 LG전에서도 낙구 지점에 뒤늦게 글러블을 내밀었다가 포구하지 못해 2루타를 헌납했다. 중견수 D.J.피터스가 그나마 제몫을 해주고 있으나, 리그 정상급 중견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런 현실은 성민규 단장 취임 초기 롯데가 시도했던 '리툴링'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2019시즌 직후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1라운드 1순위로 외야수 최민재를 지명했다. 성 단장이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시절 중-고교 때부터 관찰했던 최민재는 빠른 발과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춘 선수로 소개됐다. 롯데는 최민재를 데려오면서 전소속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보상금 3억원을 지불했다.

내야수들의 포지션 변경도 이뤄졌다. 고승민, 강로한, 신용수가 2019시즌을 마친 뒤부터 외야수 글러브를 끼기 시작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좌익수 전준우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타격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1루를 맡기고, 당시 민병헌, 손아섭 외에 대안이 없던 중견수, 우익수 뎁스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들은 교육리그를 거쳐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까지 꾸준히 외야 수업을 받았다.

2020시즌 개막 후엔 트레이드에도 나섰다. 키움 히어로즈에 내야수 전병우, 불펜 투수 차재용을 내주고 추재현을 받았다. 당시 키움에 트레이드를 먼저 요청했던 성 단장은 추재현을 두고 "신일고 시절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 트레이드"라고 설명했다.

3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는 눈치. 최민재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치른 두 시즌에서 1군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입단 첫해인 2020시즌엔 퓨처스(2군)팀에 머물렀다. 지난해 드디어 1군 부름을 받았으나, 21경기 타율 7푼4리(25타수 2안타), 홈런 없이 2타점, 출루율 0.138, 장타율 0.111의 초라한 성적 끝에 말소됐다. 올 시즌 개막 후 두 달이 흘렀으나 여전히 1군행은 요원하다.


고승민은 포지션 변경 뒤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고, 개막 뒤 군 입대를 결정했다.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고승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캠프 기간 심심찮게 장타를 터뜨리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막 후 두 달간 타율은 2할1푼6리(171타수 37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590에 그치고 있다. 강로한도 2020시즌 1군 16경기, 지난해 21경기에 나서 1할 타율에 그친 뒤 올 시즌 아직까지 1군행 소식이 없다. 신용수는 지난해 1군 백업으로 71경기를 소화하며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올 시즌 콜업-말소를 반복하다 14경기에서 20타수 1안타의 부진 끝에 지난달 20일부터 퓨처스에 머물고 있다.

추재현 역시 지난해 반짝 활약에 그친 모양새. 롯데 입단 첫해 13경기 출전에 그쳤던 추재현은 지난해 95경기 타율 2할5푼2리(262타수 66안타), OPS 0.702로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올해 5월 초 콜업돼 2주간 28타수 4안타에 그친 끝에 다시 퓨처스로 내려간 상태다.

이들의 빈 자리는 올 시즌 준비 기간 뛰어난 타격감을 보여준 신인 조세진(19)이 메워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조세진도 개막 후 1할대 타율에 그치면서 결국 5월 초 1군 말소됐다. 지난 5월 24일 다시 콜업됐으나, 여전히 공수에서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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