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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에게 넘겨준 선발 자리, 그래도 "살면서 가장 좋은 날" [대전 인터뷰]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5-25 22:21 | 최종수정 2022-05-25 23:23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5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남지민이 이닝을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5.25/

[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오늘이 최고인데요."

남지민(21·한화 이글스)은 2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외국인투수 라이언 카펜터가 부상을 털고 복귀했고, 남지민은 카펜터 뒤에서 대기하게 됐다.

카펜터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약 45개로 투수구를 제한한 가운데 46개의 공을 던졌다.

1-0 리드에서 오른 마운드. 남지민은 4회 안타 한 방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고, 5회와 6회에도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7회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4이닝을 지켜냈다. 한화는 카펜터가 조기에 마운드에 내려갔지만, 남지민의 호투로 투수 소모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타선은 4회 3점, 6회 4점을 내면서 남지민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8회 6점을 더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남지민에 이어 김종수와 윤산흠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한화는 14대1 대승을 거뒀다.

승리 투수는 남지민에게 돌아갔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2년 만에 데뷔 승리를 품었다.

수베로 감독은 "카펜터가 오랜만에 돌아왔음에도 계획대로 좋은 투구를 했고, 그 뒤를 남지민이 정말 완벽에 가깝게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3경기에 나와 7⅓이닝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한 남지민은 올 시즌 선발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4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3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을 뿐 이후에는 3실점 이상이 이어졌다.

19일 삼성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선발 자리를 넘겨줬다. 비록 자리를 옮겼지만, 남지민은 기세를 이어갔다.

남지민은 최근 두 경기에서 좋은 기세가 이어진 비결에 대해 남지민은 "초반에 계속 결과가 안 좋고 볼넷도 많아서 볼넷없이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다. 기술적으로 바꾼 것은 없고, 선배님들께서 계속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좋게 됐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투구 패턴은 바꿨다. 호흡을 맞춘 포수 박상언은 "(남)지민과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이 그동안 타자 약점 위주로 피칭을 했다. 결과가 좋지 않아서 지민이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많이 쓰려고 했다. 지난 삼성전부터 전략이 먹혀서 이 길로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남지민은 최고 153㎞의 직구와 슬라이더(25개) 커브 3개를 섞었다.

선발 자리를 내줬지만, 남지민은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내 자리에서 잘 던지고, 팀이 이겨서 좋다"라며 "바뀐 것을 적응해야 하는 것이 프로다. 최대한 흔들림없이 똑같이 준비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첫 승의 기쁨은 달콤했다. 남지민은 "기분 좋다. 살면서 가장 좋았던 거 같다. 그 전에는 첫 경기였던 SSG전에서 3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을 때가 좋았는데 오늘이 최고다"라고 했다.

다음은 목표는 아직 못 이룬 선발승. 남지민은 "오늘은 4이닝 승리라서 다음에는 꼭 선발승을 하고 싶다"라며 "첫 아웃카운트 공 이후 두번째 기념구다. 다음에는 선발승으로 기념구를 챙기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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