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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일시적 도약일까, 전력 안정화 덕분일까.
LA 에인절스가 시즌 초반 예상 밖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인절스가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지구 단독 선두에 랭크된 것은 2018년 5월 7일 이후 약 4년 만이다. 다만 2018년 선두 등극은 잠시였을 뿐, 5월 중순 2위로 떨어진 뒤 다시 순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지구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시즌 들어 1,2위를 오르내리던 에인절스는 지난달 28일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이날까지 13일째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4년에는 31경기를 치른 시점서 16승15패로 지구 3위였다. 그해 전반기를 2위로 마친 에인절스는 8월 중순 1위를 탈환한 뒤 그대로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와는 달리 올시즌에는 출발부터 신바람을 내는 중이다. 투타 지표가 1위팀답다. 공격력이 독보적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팀 OPS(0.740)와 팀 홈런(40개) 1위, 게임당 득점(4.84점) 2위다. 팀 평균자책점(3.50)은 리그 5위고, 선발진 평균자책점(3.54)도 평균 이상 수준이다.
사실 에인절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력 언론들이 내놓은 전망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이은 지구 3위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투타에 걸쳐 지구 최강 수준이다. MLB.com은 최근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67.2%로 예측했다. 매우 높은 가능성이다.
누가 가장 바랐던 바일까. 바로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이다. 트라웃은 2030년까지 계약돼 있어 사실상 에인절스에서 은퇴하기 때문에 관심이 덜 할 수 있지만, 오타니는 다르다. 트라웃 못지 않게 우승을 목말라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오타니는 "이기고 싶다"고 말해 구단을 발칵 뒤집어 놓은 바 있다.
만일 에인절스가 우승 가능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FA가 되면 팀을 떠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비시즌 전력 강화를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그 때문인지 에인절스는 지난 겨울 노아 신더가드를 데려와 1선발로 삼았다. 마운드가 문제였으니, 신더가드 영입은 의미가 컸다.
여기에 작년 부상에 시달렸던 트라웃과 앤서니 렌던이 건강하게 시즌을 맞았고, 테일러 워드, 자렛 워시, 브랜든 마시가 한층 강력해진 배트 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이날 탬파베이전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포함해 2홈런을 터뜨린 오타니는 경기 후 "올해 내 공격력은 최고는 아니지만, 팀은 이기고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가 팀의 행보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은 입단 이후 아마 처음일 듯싶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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