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상징과 같았던 구레나루는 이제 흰머리가 됐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전히 풍성했다.
지난달 12일부터 두산의 퓨처스리그 구장인 이천 베어스파크에는 반가운 얼굴이 한 명 있었다. 프로야구 원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13홈런을 날리는 등 강타자로 활약했던 김우열 (73)인스트럭터였다.
고교야구 및 아마야구에서 어린 선수 육성에 나섰던 그는 10년 만에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김 인스트럭터 초빙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야구 지식을 가진 지도자로 2군 유망주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한 달 정도 베어스파크에서 출근한 김 인스트럭터는 "두산이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도 정말 많은 훈련을 하고 있다. 코치들도 솔선수범해서 열심히 한다"고 이야기했다.
손자뻘의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에 김 인스트럭터는 한 명씩 다가가서 몸 상태를 물어보고, 타격 고민을 들어주곤 했다. 김 인스트럭터는 "요즘에는 매체들이 많이 발달해서 타격폼도 유행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다만, 선수들이 자신만의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당부였다.
기술적인 이야기도 이뤄졌지만, 멘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했다. 그는 "프로라면 항상 1루로 전력 질주를 해야한다. 또 프로는 생존의 무대다. 선수들이 좀 더 많은 경쟁심이 있었으면 한다"라며 "연봉을 받는 선수라면 더 잘해서 연봉을 올린다는 생각을 하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약 10년 전 함께 퓨처스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선수들은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김 인스트럭터는 "김재환은 훈련이 다 끝난 뒤 남아서 추가로 연습하곤 했다. 정수빈 허경민도 열심히 했던 선수"라고 떠올렸다.
'화수분 야구'의 산실이 된 베어스파크 시스템은 김 인스트럭터가 감탄한 부분. 김 인스트럭터는 "올해 두산이 1군에 부상자가 많아도 금방 채워지더라. 그만큼, 1군과 2군의 소통이 잘된다는 뜻"이라며 "사장님과 단장님이 직접 퓨처스에 와서 선수를 보고 확인을 하면서 시너지효과가 나는 거 같다. 또 프런트도 정말 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김 인스트럭터는 마지막으로 "프로에 온 선수들이라면 10열 중 8명은 충분히 1군 선수로 뛸 수 있는 재능이 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야구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의무적으로 프로라서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야구를 사랑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당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