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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구위 문제인가, 아니면 불운의 연속인가.
삼성 라이온즈 좌완 선발 백정현이 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벌써 6경기째 침묵이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 총액 38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큰 기대 속에 시작한 FA 첫 시즌. 하지만 힘겹다. 6경기 3패 뿐이다. 평균자책점은 6점대까지 치솟았다.
먼저 이날 SSG전을 제외하고 패한 2경기를 살펴보면 백정현이 무너진 케이스다. 지난달 16일 SSG전, 그리고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각각 5이닝 5실점, 6⅓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들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첫 등판인 지난달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은 6⅔이닝 4실점으로 호투했고, 지난달 28일 LG 트윈스전과 4일 NC 다이노스전은 2경기 연속 6이닝 3자책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승리와 연결되지는 않았다.
백정현은 개막 직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등판이 거듭될수록 컨디션이 올라온다는 게 허삼영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 결과 퀄리티스타트 2경기에 이날 SSG전 5이닝 2실점 투구까지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하지만 불운으로만 삼기에는 백정현의 구위와 제구 자체도 냉정히 들여다 봐야 한다. 상대를 압도하는 내용이 없다. 매경기 뭔가 꾸역꾸역 이닝을 겨우 막아나가는 느낌이다.
백정현은 원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정확한 제구와 로케이션으로 상대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유형이다. 하지만 올들어 그 칼날 제구가 사라졌다. 특히, 올시즌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문제다.
구위 자체도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떨어졌다. 지난 시즌 좋을 때는 직구 최고구속이 143km 정도를 찍었다. 하지만 이날 SSG전 최고구속은 140km에 그쳤다. 올시즌 대부분 경기 직구 스피드가 130km 초중반대다. 지난해에는 130km 후반대에서 140km 초반대를 꾸준히 찍었다.
원래 제구로 먹고사는 투수라고 하지만, 그런 투수도 구위가 살았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타자가 느끼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로케에션도 직구의 힘이 있을 때 투수가 유리하게 형성할 수 있다. 150km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의 구속이 1~2km 차이가 나는 건 체감상 크지 않게 느껴지지만, 구속이 느린 선수일수록 1~2km의 차이는 매우 커질 수 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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