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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는 완벽투였다. SSG 랜더스 김광현(34)이 거침없다. 올시즌 내내 완벽한 컨디션으로 상대 타선을 묶어놓고 있다. 도저히 때려낼 수 없는 기가막힌 피칭. '언터처블'이다.
마운드 위에 섰을 때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이날 경기전까지 키움은 팀평균자책점은 3.22로 리그 2위인데. 팀타율은 2할2푼9리로 전체 9위에 불과했다. 경기전부터 풀죽은 타선을 살릴 방안을 고민했지만 상대 에이스가 너무 좋으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전 연습때 김광현의 앞선 롯데전 피칭 영상이 전광판에 나오자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었다.
김광현 공략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홍 감독은 "김광현이 정말 잘 던지더라. 타선이 살아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따로 주문할 것은 없다. 타격 파트에서 준비를 잘 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 투수가 정말 좋은 날은 참 어렵다"고 했다. 이날 키움 타자들은 메이저리그를 다녀오면서 한층 더 여유가 생긴 '야구 도사'가 김광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SSG를 5강 후보로 꼽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잔류 대신 국내 유턴을 택해 홈팀으로 돌아오자 양상은 180도 바뀌었다. 단숨에 우승후보 중 한팀으로 급부상했다. 시즌 개막이 되자 예상을 오히려 뛰어넘었다. SSG는 선두질주중이고, 김광현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이날 경기후 김광현은 "좋은 시즌 출발이라 기분은 좋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반에 반도 안 했다. 미리 좋아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팀이 전승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듯하다 내가 등판하면 승리할 수 있도록, 마운드에서 오래 있고 싶다. 30경기를 나간다고 하면 컨디션이 안 좋은날도 있을텐데 어떻게 버티고 피칭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늘도 불안했다. 한주에 두번 등판은 처음이라. 1회를 잘 넘겼다"고 말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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