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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선수보며 꿈 키웠기에"…'취미반의 기적' 어린이날 줄넘기 선물에 담은 진심 [잠실 비하인드]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5-08 08:58 | 최종수정 2022-05-08 09:10


최승용.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특히 어린이팬에게는 더 잘해주고 싶어요."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은 서울 잠실구장. 최승용(21·두산 베어스)은 줄넘기를 챙겨왔다. 최승용이 준비한 어린이날 깜짝 선물. 최승용은 어린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면서 준비한 줄넘기를 하나씩 선물했다.

최승용은 "어린이날을 맞아 좋은 추억을 안겨주기 위해 고민하던 중, 줄넘기가 생각났다"라며 "20개 정도를 챙겨와서 어린이들에게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최승용이 야구 선수가 된 길은 남들과는 다소 다르다. 최승용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취미반에서 야구를 하다가 3학년 때부터 정식 야구부에 합류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대상자였던 그는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당시 '보여준 것에 비해 일찍 뽑은 거 같다'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두산은 최승용의 군더더기 없는 투구폼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샀다.

입단 당시 최고 구속은 시속 140㎞ 초반에 그쳤지만,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으면서 140㎞ 중·후반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1군 데뷔도 했고, 올해는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으로 생긴 선발진에도 포함됐다. 지난달 23일에는 구원 등판해서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며 데뷔 첫 승을 챙겼다.

프로에서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할 때. 최승용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최승용은 "팬분들의 관심이 아직은 신기하고, 그만큼 감사하다. 모든 팬들이 소중하지만 특히 어린이팬에게는 더 잘해주고 싶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멋진 선수들을 보면서 야구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줄넘기 선물도 자신과 같이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는 어린이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승용은 "많은 어린이에게 나눠주진 못했지만, 열심히 운동해 키도 쑥쑥 크고 두산도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커피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최승용.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좋은 선수 뒤에는 좋은 팬도 있었다. 최승용이 어린이날 선물을 한 다음날인 6일. 잠실구장에는 '커피차'가 배달됐다. 올 시즌 두산의 첫 커피차. 최승용의 팬들이 보낸 선물이었다. '위닝 드래곤의 데뷔 첫승을 축하해'라는 축하 멘트와 '100승까지 얼마 안 남았다'라는 응원 메시지가 담겼다.

최승용은 팬들의 선물에 쑥스러워 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훈련을 먼저 마친 그는 훈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선수와 트레이너 등을 위해 직접 커피를 챙겨가기도 했다.

최승용은 "아직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음에도 팬들께서 너무 과분한 선물을 주셨다. 이런 선물을 처음 받아보는데 정말 기분 좋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겠다. 아직 1승밖에 못했지만 더디더라도 은퇴하는 그날까지 노력해서 100승을 채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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