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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방송 인터뷰는 아직도 자신이 없어요."
최근 눈에 띄는 선수가 바로 안권수다. 지난달 28일 NC 다이노스전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얻고 2안타 1볼넷 2타점 경기를 했다. 29일 SSG 랜더스전에 당연히 기회가 다시 돌아갔다. 이번에는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30일 경기는 하루 쉬어갔고, 다시 선발로 나선 1일 SSG전에서 2번타자로 나서 3안타 2볼넷 전타석 출루를 했다. 출루 뿐 아니라 누상에서도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테이블세터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다.
안권수는 스토리가 있는 선수다. 재일교포 3세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며 야구를 했다. 고교시절에는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며 독립리그와 실업리그를 전전했다. 그러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해 2차 10라운드 99번째로 두산에 지명되는 감격을 누렸다. 마지막 라운드에 어렵사리 KBO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것이다.
첫 두 시즌 제법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대주자, 대수비가 그의 역할에 전부였다. 빠른 발과 수비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타격이 부족했다. 올해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듯 보였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주전으로 나선 3경기에서 안타 8개를 몰아치고, 6타점 5득점을 기록했으니 김 감독 입장에서 기회를 더 주지 않을 수 없다.
안권수는 "솔직히 1, 2년차 지난 두 시즌은 야구를 잘 못해 1, 2군을 왔다갔다 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범경기부터 방망이 감각이 좋았다. 안타를 치는 것보다 출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5출루 기록이 좋다"고 말하며 "일본에서는 타격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 하도 안맞으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지금은 일본에서 했던 야구가 나오는 것 같다. 이제 홈런도 하나 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재일교포이기에 아직은 한국말이 어눌하다. 그래도 처음 입국했을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안권수는 "한국에 올 때는 인사정도밖에 못했다. 지금도 야구를 하느라 따로 공부까지는 못하지만,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말이 많이 늘었다. 듣는 건 자신있다. 그런데 말하는 건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방송 인터뷰는 자신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종료된 후 두산 관계자는 "안권수가 너무 긴장을 해 하고 싶은 말을 못했다"고 말하며 그가 전하고 싶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안권수는 "일본에 계신 부모님이 내가 뛰는 모든 경기를 챙겨보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다행이다. 최근 활약에 기뻐하시니 나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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