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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MVP 투수의 이탈. 또 한 명의 '역사'가 만들어질까.
두산은 미란다에게 지난해 총액 80만 달러에서 대폭 인상된 총액 190만 달러를 안기며 1년 더 동행에 들어갔다.
고액 연봉에 책임감이 더해졌지만, 코로나19 확진으로 한국 입국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 시즌 준비가 꼬이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어깨 문제가 계속 이어졌다. 개막전 엔트리도 불발됐다. 지난달 17일에 올라와 두 경기를 던졌지만,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1군에서 제외됐다.
두산의 육성 계획에 따라 최승용은 큰 구속 향상과 함께 빠르게 프로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후반기에 올라온 그는 15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3.93으로 1군 정착 가능성을 알렸다.
올 시즌 1군에서 개막을 맞이한 그는 초반 다소 고전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경기 감각을 찾아갔다.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전에서는 미란다가 3이닝 소화 후 내려간 뒤 마운드를 이어받아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데뷔 첫 승을 올렸다. "돈이 많은 사람이 베푸는 건 쉽지만 수입이 많지 않을 때 베풀어야 힘든 만큼 의미가 있다"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피자턱'까지 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공백을 최승용으로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29일 SSG 랜더스전에 기회가 찾아왔고, 최승용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비록 불펜 난조에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선발 투수' 최승용의 정착 가능성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두산은 대체선발로 시작해 팀 역사를 바꾼 투수의 기억이 있다. 2013년 5월4일 잠실 LG전에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등 근육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기회를 받았던 유희관이 5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첫 승을 거뒀다.
유희관은 지난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281경기에 나와 101승을 올리며 베어스 좌완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썼다. '제 2의 유희관'이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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