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서 155km' 던진 문동주, 5월 1군 합류-올시즌 불펜투수로 1000구, 내년부터 풀타임 선발 전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5-01 00:13 | 최종수정 2022-05-01 04:30


한화 문동주의 불펜피칭 모습. 스포츠조선 DB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괴물신인' 문동주가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수베로 감독과 류현진(토론토)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3.01/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괴물신인' 문동주가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수베로 감독과 류현진(토론토)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3.01/

프로 첫 경기에서 시속 155km 강속구를 뿌렸다.

한화 이글스의 미래, '슈퍼루키' 문동주가 1군 마운드를 향해 첫발을 디뎠다. 30일 충남 서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2군 리그)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1차전 7회초 등판해, 1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자 4명을 상대로 26개 공을 던져 삼진 2개를 잡고, 볼넷 1개를 내줬다. 직구 최고 155km, 평균 153km. 짧은 이닝, 적은 투구였지만 임패트가 대단했다. 구단은 투구 후 몸 상태를 세밀하게 체크한 뒤, 향후 등판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2003년 12월 23일 생, 1m88-98kg. 만 18세 오른손 투수 문동주는 한화를 넘어, 한국야구의 미래 자산이다.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2022년 신인 최고 계약금 5억원. 최고 기대주답게 선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에서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져 화제가 됐다. 워낙 잠재력이 남달라, 일찌감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앞둔 지난 3월 초 내복사근을 다쳐, 재활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아야 했다.

최고 투수로 성장이 기대되는 '슈퍼루키'를 두고, 구단은 조급증없이 착실하게 장기 플랜에 따라 재활치료, 훈련 과정을 이어왔다. 보물처럼 소중하게 말이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팀 감독은 "힘이 조금 들어가면서 높은 쪽으로 로케이션이 형성됐지만, 직구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전 경험이 없었던 기간을 감안하면 마운드 적응력이 좋아보인다"고 했다. 문동주는 광주진흥고 3학년 생이던 지난 해 9월 이후 첫 실전경기에서 투구를 했다. 최 감독은 "퓨처스 경기지만 1점 차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해 침착하게 던지는 모습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선수 본인도 만족스러워 했다. "결과나 기록보다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이 가장 기분 좋다. 지난 해 9월 이후 첫 실전 등판이었는데 마운드가 낯설다는 느낌보다 익숙한 느낌이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세번째 타자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아쉬웠지만, 첫 등판이라는 걸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4월 30일 창원 NC전에서 승리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고교시절 한 경기에서 100구를 던지면서, 시속 140km대 후반 구속을 유지할 정도로 스태미너를 갖췄다.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 구단은 당연히 선발투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3월 부상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구단은 문동주를 1군에서 곧바로 선발투수로 던지게 하거나, 불펜에서 1군 적응과정을 거친 후 선발 전환하는 두 가지 안을 두고 고민했다.

당초 부상없이 풀타임 선발 출전시, 100이닝-투구수 2000개 전후로 제한을 둘 예정이었다. 10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고졸 루키의 프로 첫해, 어깨 보호를 위한 구상이다. 여전히 신체적으로 성장중인 만 18세 나이도 고려해야 한다.

불펜투수로 이닝수를 적게 가져가면서 풀타임으로 뛰면, 경험을 쌓아 적응력을 키울 수 있다. 한화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모델을 눈여겨 봤다. 궁극적인 목적은 문동주를 최고 선발투수로 육성하는 것이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는 우리 팀은 물론 국가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다. 완벽하게 건강한 몸으로 오래 공을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군에 올라온다고 해도 일단 중간에서 1이닝씩 던지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30일 창원 NC전에서 선발 등판해 승리를 이끈 김민우의 투구 모습.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4월 30일 NC전 승리를 지킨 불펜투수 정시환.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건강한 최고의 몸 상태가 중요한 만큼, 문동주는 재활기간에 회복과 보강 훈련에 주력했다. 그러다보니 예상보다 실전피칭까지 시간이 길어졌다.

현 상황에선 5월 중순 1군 합류, 남은 시즌 구원투수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이 경우 올 시즌 총 투구수가 1000개 미만이 된다. 고교시절 연간 투구수와 큰 차이가 없어, 체력과 어깨 부담이 크지 않다.

프로 첫 해에 불펜투수로 1군 적응력을 키우고 내년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온전하게 경기에 나서는 게 현 상황에선 최선으로 보인다.

송진우 한용덕 구대성 정민철 류현진. 이글스 소속으로 최고 활약을 펼친 투수 레전드들이다. 한화 팬들은 문동주를 보면서, 이들을 떠올린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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