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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 17K→6이닝 1실점' 기립박수 쏟아진 명승부. '3실책' 얼룩에도 빛났다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27 20:39 | 최종수정 2022-04-27 23:11


SSG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7/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양팀을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현 시점 무패 투수들간의 승부.

'적장'들끼리도 설렘의 감정을 주고받은 명품 에이스 맞대결이 뜻하지 않은 베테랑 선수들의 실책으로 얼룩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이스간의 자존심 승부는 명승부였다.

27일 부산 사직구장.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2차전. 김광현과 박세웅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졌다.

경기전 양팀 사령탑도 기분좋은 떨림을 숨기지 않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야구의 낭만을 자극하는 좋은 승부다. 가을야구의 향기도 살짝 나지 않을까. (상대가 김광현이지만)박세웅은 우리팀 최고 투수니까"라며 웃었다. 김원형 SSG 감독 역시 "흥미롭다. 내가 선수 시절에도 상대 에이스랑 붙는다고 하면 꼭 이기고 싶더라"고 화답했다.

두 투수는 과거 단 한차례 맞대결을 벌인 기록이 있다. 김광현이 SK 와이번스, 박세웅이 KT 위즈 소속이던 2015년 4월 7일 이후 7년만에 다시 만났다. 당시 김광현은 5이닝 1실점 7K 101구, 박세웅은 5이닝 3실점 4K 106구를 각각 기록했다. SK가 3대2로 승리하면서 김광현이 승리투수, 박세웅이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이날은,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뜻밖의 지점에서 파열음이 났다. 간판 스타들의 구멍 뚫린 수비가 뜻밖의 얼룩이 됐다.

0-0으로 맞선 롯데의 2회말 공격. 1사 후 김민수는 2루수 머리 위로 높게 뜬 내야 뜬공을 쳤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공을 시야에서 놓친 SSG 최주환이 이를 떨어뜨리면서 1루를 밟았다.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박세웅이 이닝을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7/
이어진 2사 1루에서 신용수의 3루 땅볼 때 SSG 간판스타 최정이 다리 사이로 공을 빠뜨렸고, 깊숙히 흐르는 사이 김민수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싱거운 선취점.


하지만 롯데도 곧바로 화답했다. 3회초 SSG의 공격, 2사 후 최지훈이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이어 최주환은 좌익수 쪽으로 공을 띄워올렸지만, 롯데 유격수 김민수와 좌익수 신용수의 사인이 엉키면서 혼란이 일었고, 공이 두 선수 사이로 떨어지면서 허무한 동점타가 됐다.

이어진 최 정의 타석에는 롯데 3루수 한동희의 실책까지 이어졌다. 박세웅이 이어진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기 망정이지, 자칫하면 자팀 에이스를 무너뜨릴 뻔한 실수의 연속이었다.

예기치못한 실점을 주고받았지만, 두 에이스의 멘탈만큼은 칭찬받을만 했다. 박세웅과 김광현은 나란히 추가 실점 없이 6회까지 역투, 경기전 기대감에 걸맞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박세웅은 또다른 실책성 안타와 부러진 방망이 조각이 날아와 피하는 등 우여곡절 속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5회를 마쳤을 때 박세웅의 투구수는 94개. 하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기어이 6이닝 7안타 1실점 7K, 107구로 6회를 마쳤다. 교체되는 박세웅에겐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김광현 역시 마지막 6회가 고비였다. 2사 후 한동희의 중월 펜스 직격 2루타가 터졌다. 김광현은 침착하게 자동 고의4구로 이대호를 거른 뒤, 피터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명승부를 마무리지었다. 김광현은 6이닝 2안타 1실점(0자책) 10K, 투구수 100구를 기록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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