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육성응원 허용→15.1%↑' 이제 경기력+팬서비스로 응답할 차례다[SC 포커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23 21:51 | 최종수정 2022-04-24 09:45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3루 관중석의 삼성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2/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반등의 신호탄일까, 일시적 현상일까.

야구장에 함성과 응원이 돌아왔다. 코로나19 이후 두 시즌 간 타구음과 기합, 박수 소리만 공허하게 메아리 쳤던 각 구장에는 오랜만에 흥겨운 음악에 맞춘 함성과 구호가 흘러나왔다. 육성 응원 허용에 발 맞춰 각 구단 응원팀도 관중과 함께 기존 응원가 뿐만 아니라 새롭게 호흡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오랜만에 살아있음을 만끽하는 분위기다.

달라진 야구장의 공기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육성 응원 허용 전 '개막 효과'로 반짝 상승 후 큰 폭으로 하락했던 토요일 관중 수치가 소폭 반등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2일 전국 5개 구장에 총 6만6889명의 관중이 입장했던 프로야구는 9일 하루 6만7737명이 입장했다. 하지만 10개 구단 모두 홈 경기를 치른 뒤 첫 토요일 경기였던 16일엔 총 4만9105명이 입장하는 데 그쳤다. 전주 대비 27.5% 하락한 수치. 그러나 육성 응원이 전격 재개된 이틀 째인 23일에는 5만6516명의 관중이 입장해 15.1%로 관중 수가 증가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 팬들은 야구장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재미였던 응원과 취식이 허용되지 않은 부분에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런 제한이 해제된 첫 주말 경기에서 다시 야구장의 재미를 찾으려는 팬들의 발걸음이 어느 정도 이어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반등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지난 수 년간 이어진 아구계의 각종 사건사고, 일부 선수들의 일탈과 추문으로 쌓인 팬들의 피로감이 여전하다. 개막 전 여론 조사에서 2030세대가 보여준 야구에 대한 무관심은 실질적 위협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응원 재개-취식 허용 효과가 흥행 반등 포인트가 될 것으로 낙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국 공은 야구 종사자들에게 돌아왔다. 야구장에서 응원과 취식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아낌없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경기력과 팬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 핵심 상품인 야구가 야구다워야 부가 상품인 응원, 취식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KBO와 각 구단, 선수들은 야구장 관중 입장, 육성 응원 재개에 맞춰 각종 이벤트를 펼치면서 붐업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재미없는 경기, 서비스 의식이 없는 선수들의 모습이 이어진다면 이런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단순히 무관중 시대 뿐만 아니라 팬들이 야구장에서 굳이 지갑을 열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야구장이 코로나19 이전 체제로 돌아간다고 해도 멀어졌던 소비자의 마음까지 예전처럼 회귀한다는 보장은 없다. 물꼬가 트인 지금이 얼어붙었다 녹기 시작한 팬심을 잡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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