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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17일 부산 KT 위즈-롯데 자이언츠전. KT는 오윤석을 2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이날은 박경수가 선발로 나가기로 돼 있던 날이었다.
솔직히 박경수는 이제 은퇴가 가까운 선수다. 출전 한번이 소중하다. 그럼에도 박경수는 자신의 기회를 후배에게 기꺼이 양보했다.
박경수는 "윤석이가 겨울 내내 준비를 정말 잘했다. 시범경기도 좋았다"면서 "내가 예전에 윤석이 위치에 있었던 경험이 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좋을 때 게임에 나가야 실패를 하더라도 얻는게 있다. 그때 안나가면 윤석이 자신감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자신이 떠난 이후를 생각하기에 최대한 버틸 생각이다. 박경수는 "누군가가 빨리 내 자리를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버텨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해주셨다"라면서 "윤석이에게 겨울부터 '네가 주전 선수다. 주전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맞춰라'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홈 라커룸에서 오윤석이 바로 옆자리에 있어 계속 조언을 해주고 있다. 박경수는 "아직 윤석이가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너무 잘하고 싶은데 결과가 안나오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럴 때마다 얘기를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경수는 21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서 7번-2루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6대2 승리에 보탬이 됐다. 올시즌 첫 멀티히트다. 박경수는 "오늘 동료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이기니까 조금 더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면서 "다들 열심히 하는데 안풀리니까 속상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번 3연전을 계기로 작년처럼 연승도 오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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