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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닝 78구→4자책' 감 못 찾는 신인왕, 성장통? 징크스? 더 깊어진 우려[광주 리포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12 19:56 | 최종수정 2022-04-13 05:31


1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3회초 1사 1루 한동희가 투런포를 허용한 이의리가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4.12/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소 5이닝까진 던져야 한다."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이날 선발 예고한 이의리(20)의 투구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이의리는 지난 6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65개. 1회 볼넷-안타-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세 타자를 잘 처리한 뒤에야 영점을 잡고 3이닝을 더 던질 수 있었다. 결과를 놓고 보면 합격점이었지만, 전체적인 내용 면에선 만족스럽진 않은 투구였다. 손가락 물집 증세로 이탈한 뒤 시범경기 기간 1군에 합류, 실전 등판을 거치긴 했으나, 여전히 빌드업 과정을 거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의리를 두고 "투구 수를 늘려가는 시기"라고 운을 뗀 뒤 "오늘 던지면 일요일(17일 창원 NC전)에 등판하게 된다. 조절도 필요하지만, 오늘은 투구 수를 늘리고 최소 5이닝까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선 등판을 두고는 "제구적인 측면도 있지만, 스피드 욕심 탓에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더라"며 "영점이 잡히면 구위 자체는 좋은 선수다. 오늘은 포수 사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던져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의리는 이날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3이닝 투구에 그쳤다. 1회초 선두 타자 정 훈에 우전 안타를 내준 뒤 신인 조세진에게 좌중간 2루타, 안치홍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져 2실점을 했다. 2회에도 볼넷-안타-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1실점 했다. 첫 등판 때와 마찬가지로 투구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고, 제구도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 이어졌다.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 2회말 한승택의 동점 스리런포로 3-3이 된 3회초 선두 타자 안치홍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유격수 박찬호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의리는 전준우를 삼진 처리했지만, 한동희와의 2B1S 승부에서 뿌린 144㎞ 몸쪽 투심이 우월 투런포로 연결돼 또다시 실점했다. 이대호에 우중간 2루타를 내준 이의리는 D.J 피터스와 정보근을 삼진 처리했지만, 투구수는 이미 78개. 결국 KIA 벤치는 4회초 이의리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3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 지난해 롯데를 상대로 3차례 등판에서 단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징크스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이의리는 데뷔 시즌인 지난해에도 경기 초반 제구 문제를 겪다가 곧 영점을 잡으면서 빠르게 이닝을 쌓아가는 투구를 펼친 바 있다. 첫 등판을 거치며 감을 잡는 듯 했지만, 두 번째 실전에서 문제는 더 두드러졌다. 데뷔 시즌을 거치면서 상대에게 파악된 투구 패턴,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이탈하면서 시즌 준비가 지체된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날 투구를 지켜본 KIA 벤치의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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