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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역시 강백호의 빈자리는 컸다. 커다란 싱크홀을 연상시킨다.
강백호는 시즌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빠졌다. 시범경기 막바지였던 지난달 26일 오른쪽 새끼 발가락을 다쳤다. 중족골 골절. 처음엔 한달 정도 공백이 예상됐지만 정밀 검진 결과 3∼4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KT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강백호는 입단했던 2018년부터 팀의 대표 타자로 성장했다. 첫 해엔 그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1번 타자로 기용했다. 부진해도 2군에 내려보내지 않고 1군에서 싸워 이기도록 했다. 그렇게 키운 강백호는 첫 해 29개의 홈런을 치며 기대대로 구단의 얼굴이 됐다. 올시즌엔 외국인 타자의 부진 속에 시즌 중반까지 4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의 놀라운 타격을 보였다. 거의 2명분의 활약을 펼쳤다. 강백호는 가장 중요했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서 결정적인 1타점 안타를 터뜨렸고 KT는 1대0의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해 창단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갑작스런 부상으로 KT는 힘이 떨어진 채 출발해야했다. 그리고 중심타자가 빠진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개막 8경기서 2승6패.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8위다. 순위표 맨 아래에 있다. 지난 주말 5연패 중이던 한화 이글스를 만나 반등을 노렸지만 오히려 1승2패를 당했다.
팀타율은 2할3푼3리로 전체 5위. 수치는 낮지만 순위는 크게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6리로 7위로 내려간다. 찬스에서의 해결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잘치는 타자가 중요한 순간 해결을 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부담없이 타격을 할 수 있는데 중요 타자가 빠지면서 다른 타자들에게도 부담이 주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타자가 떡하니 나타나면 더할나위 없지만 당장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병호가 홈런을 2개 치는 등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좀 더 묵직한 타격을 해준다면 상황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듯하다. 라모스는 11일 현재 타율 2할4푼2리, 1홈런, 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KT는 늘 시즌 초반에 부진했다. 지난해에도 개막 초반 3승6패로 10위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했다. 이젠 초반 부진을 '루틴'이라고 할 정도다. KT 이강철 감독은 초반 예상했던 구도가 맞지 않을 때 빠르게 그 해법을 찾고 팀을 정상적으로 올려놓았다. 강백호의 공백은 어떻게 해결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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