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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방출선수들의 맹활약. 관심이 뜨겁다.
3일 창원 NC전에서 선발 6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로 이적 후 첫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14경기 3승 5패에 평균자책점 7.35를 기록한 뒤 방출을 통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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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뒤 두산으로 팀을 옮긴 통산 94세이브 마무리 출신.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퍼펙투로 홀드를 기록했다. 2⅔이닝 동안 출루는 단 한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홍건희에서 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에서 핵심적 징검다리 역할이 기대된다.
롯데 유격수 박승욱(30)도 스토리가 축적된 선수다.
KT에서 방출된 뒤 롯데 마무리 캠프에서 보장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간절했고, 결국 계약에 성공했다.
"매일 1%씩 성장하려고 발버둥 쳤다"는 서튼 감독의 설명. 그 집념이 꽃을 피웠다. 이학주의 부상 공백을 틈 타 개막전 주전 유격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했다. 결승 2루타 등 2타점과 안정적인 수비로 눈도장을 찍었다. 다시 그라운드에 선 서른살 유격수의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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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이 좋다. 5일 고척 키움전 이적 후 첫 구원 등판에서 1이닝을 2탈삼진을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4㎞를 찍을 만큼 힘이 있었다.
6일 키움전에서도 김진성은 선발 손주영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연이틀 퍼펙트로 지우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방출 이적생 돌풍. 갑작스러운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겨울, 2년간 축적된 코로나19 여파 속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된 각 구단들은 앞다퉈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미래가 담보된 선수단을 꾸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올시즌 후 시작되는 샐러리캡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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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여전한 베테랑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전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선수가 수두룩 했다. 하지만 그나마 위축된 시장 속에 최종 선택을 받은 선수는 많지 않았다.
방출 이적선수의 활약을 지켜본 한 구단 관계자는 "방출을 결정할 당시 구단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다. (활약할 거란 사실을) 몰랐던 건 아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코로나 특수상황이 만들어낸 방출 이적생들의 신데렐라 스토리.
"다시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던 간절함이 리그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노장들이 새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는 노경은의 말처럼 포기란 단어 앞에 외롭게 선 무수한 좌절을 향한 멋진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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