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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버렸다" 돌아온 파이어볼러, 그래도 164㎞...'제구+부상방지'에 올인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4-02 09:50 | 최종수정 2022-04-02 10:55


최고 104~105마일 강속구를 던지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던 힉스는 요즘 시범경기에서 구속을 줄이는 대신 제구에 신경쓰면서 부상을 예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현존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던 힉스(26)가 꼽힌다.

그는 2018년 5월 21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05.1마일(약 169㎞)의 강속구를 던진 적이 있다. 이는 역대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꼽히는 뉴욕 양키스 아롤디스 채프먼 못지 않은 구속이었다. 채프먼은 신시내티 레즈 시절인 2010년 9월 2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105.1마일 직구를 뿌렸는데, MLB는 측정 방법 조정을 통해 105.8마일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이게 역대 메이저리그 공식 최고 구속이다.

초창기 시절 채프먼의 강속구는 주로 포심인데 반해 힉스는 싱커다. 100마일을 웃도는 싱커를 자유자재로 뿌리던 힉스, 하지만 그는 이제 그런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 힉스는 2일 MLB.com 인터뷰에서 "3년 전에는 104.2마일 직구도 던졌다. 시대는 좀더 빠른 스피드를 요구한다. 무사 1,3루와 같은 아슬아슬한 순간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할 때를 생각해보라"며 "난 103~105마일 직구를 던지는 팔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100~101마일이 적당하다. 내가 쉽게 던질 수 있는 구속"이라고 밝혔다.

힉스가 구속을 줄이려는 건 부상 방지를 위해서다. 지난 시즌 5월 초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8년부터 매년 팔꿈치가 말썽을 부렸다. 2019년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0년까지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지난 1일 마이애미 말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힉스의 최고 구속은 101.9마일(약 164㎞)이었다. 그러면서도 상대 좌타자 재즈 치스홀름 주니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MLB.com은 '이날 경기는 힉스가 지난 수 주 동안 밝힌 걸 그대로 보여줬다'며 '그는 모든 타자를 아웃시킬 필요가 없다. 데뷔 초처럼 모든 구속을 가장 빠르게 던질 필요도 없다. 이날도 전부 101.9마일로 던지지는 않았지만, 바깥쪽으로 18인치 흘러나가면서 치스홀름의 헛스윙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서 힉스는 2⅓이닝 동안 8타자를 맞아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4개를 잡았다. 지난달 29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과 이날 마이애미전까지 그는 41개의 공을 던지면서 100마일 이상 싱커는 12개 밖에 안됐다. 최고 구속은 101.9마일이었지만, 공끝의 현란한 움직임을 앞세워 헛스윙을 자주 유도했다.

세인트루이스 올리버 마몰 감독은 "좀더 제구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던지는 중간중간 시간을 갖기도 하고 긴박한 순간에도 스피드를 내려고 하지 않는다. 좀더 침착하면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것이다. 힉스를 위해서나 우리를 위해서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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