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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예약? 양의지-강백호도 못 넘었던 기록, 김도영이 해냈다[SC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3-29 14:56 | 최종수정 2022-03-30 05:30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2022 KBO리그 시범경기가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KIA 김도영이 안타를 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3.29/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시범경기, 어디까지나 준비와 평가의 시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신인-백업 선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신만의 루틴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주전과 달리, 처음으로 경험하는 프로 무대 적응, 주전의 빛에 가려 선보이지 못했던 기량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다. 시범경기에서 드러나는 팀 성적과 별개로 개인의 활약상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이번 시범경기서 드러난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의 성적표는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김도영은 12차례 시범경기서 타율 4할3푼2리(44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전체 1위 타율.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 출전해 뜬공에 그친 20일 롯데 자이언츠전(1타수 무안타) 단한 번 뿐. 주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서 뛰다 3루수로 포지션을 바꿨음에도 타격 페이스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2000년 이후 야수 신인왕 중 시범경기 타율이 4할 이상이었던 타자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뿐이었다. 2017년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4할5푼5리(33타수 15안타)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4타점을 기록하면서 '안타제조기'로 대성할 조짐을 일찌감치 드러냈다. 이정후는 그해 정규시즌 전경기에 출전해 최다 안타 부문 3위(179안타)에 오르며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8년 신인왕 강백호(KT 위즈)는 시범경기 타율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홈런 없이 3타점이었다. 2015년 신인왕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은 시범경기 타율 2할9푼3리(41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 박민우(NC 다이노스·시범경기 타율 2할9푼2리, 24타수 7안타, 0홈런 2타점), 2012년 서건창(LG 트윈스·시범경기 타율 2할4푼1리, 29타수 7안타, 0홈런 1타점), 2010년 양의지(NC·시범경기 타율 3할6푼4리, 11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모두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증명하며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들이지만, 타격감이 4할엔 미치지 못했다.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 대부분은 비시즌-캠프 기간 다진 컨디션과 구위, 제구를 점검하는데 초점을 둔다. 시험대에 오르는 선수 대부분이 1군 주력 내지 경계선에 서 있는 투수라는 점에서 경쟁력은 등판으로 증명된다. 갓 고교를 졸업한 타자에겐 그만큼 버거울 수 있는 공. 이럼에도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프로 무대에서 통할 만한 자질, 그동안 향했던 기대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방증할 만하다.

김도영은 공수주에서 뛰어난 모습을 선보이면서 일찌감치 개막엔트리 진입을 낙점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증명한 자질을 이제 정규시즌에 풀어내는 일만 남았다. "자신감까지 없다면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상대 투수에 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담감을 즐기고 싶다"는 당찬 신인의 행보가 임박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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