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기서 나와' KBO 다패왕, 류현진 경기에 깜짝 등장. 150㎞ 씽씽 세이브 [SC포커스]

한국 시절 핀토.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 KBO리그 다패왕. 직구는 빠르지만 예민한 속내를 다스리지 못했던 젊은 투수. 메이저리그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2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시범경기.

류현진(토론토)의 올해 첫 등판으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 리카르도 핀토(디트로이트, 전 SK 와이번스)가 깜짝 등장했다.

핀토는 디트로이트가 6-3으로 앞선 8회말 구원등판, 2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따냈다.

핀토는 2020년 KBO리그 SK에서 뛰었다. 에이스로 영입한 닉 킹험은 부상으로 조기 퇴출됐고, 시즌 도중 염경엽 감독이 쓰러져 박경완 당시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한동안 수행하는가 하면, 시즌 직후 팀이 SSG에 인수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한 해였다.

당시 핀토는 30경기에 선발등판, 6승15패 평균자책점 6.17의 부진 끝에 방출됐다. 당시 최하위팀에서 풀시즌을 소화한 장시환(4승14패) 워윅 서폴드(10승13패)보다 많은 패수를 기록해 다패왕의 불명예를 안았다.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규정이닝을 채우고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첫 케이스다.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155㎞ 강속구가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오기전 직구 평균구속이 153㎞ 안팎이었다.

다만 제구가 좋지 않아 볼넷이 많았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부족했다. 박경완 대행의 추천으로 급하게 포크볼을 익혀 실전에 사용하긴 했지만, 뚜렷한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보다도 멘털에 아쉬움이 있었다. 야수의 실책이 나오면 여지없이 일그러진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투구폼이 심하게 흔들리다보니 제구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볼넷을 한번 내주기 시작하면 급격히 무너지는 문제도 있었다.

에고도 지나치게 강했다. 포수와 더그아웃의 볼배합 요구에 서슴없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박경완 대행이 핀토에게 볼배합을 맡겨본 경기도 있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나마 킹엄과 달리 건강했고,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재계약 불발이 분명한 상황에도 꾸준히 등판한 점이 좋게 평가받은 바 있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엔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중이다. 한국에서 깨달은 바가 있었던지, 지난해 트리플A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선전했다.

앞서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 3이닝 동안 실점 없이 1안타 2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이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버텨냈다. 8회 수비진의 실수로 3루타가 됐고, 이후 볼넷을 내주며 2사 1,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나단 루크스를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다. 9회에는 1사 1,3루에서 내야땅볼로 비자책 1실점하긴 했지만,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150㎞를 넘나드는 직구가 돋보였다.

육성형 외국인 선수라는 평까지 받았던 선수다. 여전히 젊은 28세의 나이가 최대 무기다.


김영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