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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격 떨어질라', 돈 앞에 무릎꿇은 ML 가을잔치 확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3-05 22:45 | 최종수정 2022-03-06 04:25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들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역사와 흥행에서 '으뜸'은 단연 메이저리그(MLB)다.

현 MLB는 내셔널리그가 출범한 1876년을 원년으로 삼는다. 작년까지 146시즌을 소화했다. 30팀이 겨루는 MLB는 한 시즌 팀당 162경기, 총 2430경기가 열린다. 다른 종목의 팀당 경기수는 NBA 82경기, NFL 16경기, NHL 56경기다. 평균 관중은 NFL이 압도적 1위지만, 총 관중은 메이저리그가 독보적인 1위다.

'내셔널 패스타임' MLB가 자부하는 게 또 하나 있다. '가을잔치' 포스트시즌이다. 정규시즌서 엄선된 팀만이 포스트시즌을 치른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MLB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30개팀 중 10팀, 33.3%로 그 비율이 가장 낮다. NBA가 53.3%(30팀 중 16팀), NFL이 43.8%(32팀 중 14팀), NHL이 50.0%(32팀 중 16팀)다.

MLB 포스트시즌 진출팀은 2팀(1903~1968년)→4팀(1969~1993년)→8팀(1995~2011년)에서 2012년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도입해 10팀이 됐다. 한 자릿수에서 최근에야 10팀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노사 협상서 양측은 12팀으로 포스트시즌 확대에 잠정 합의했다. 최근 협상 결렬 후 선수노조가 다른 쟁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구단측 안인 14팀을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팀이든 14팀이든 포스트시즌 확대는 기정사실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비율이 40.0% 또는 46.7%로 대폭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엄선된 팀만이 가을야구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팬들과의 공감대가 무너진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SPN은 최근 '2011년 이후 작년까지 기록을 바탕으로 뽑아보니 정규시즌 승률 5할 미만 팀이 12팀 방식에선 1팀, 14팀 방식이라면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14팀 방식을 채택할 경우 2~3년에 한 번은 5할 미만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걸 봐야 한다. 이 때문에 각 팀이 더욱 열심히 순위 경쟁을 할 지, 안할 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우려했다.

다시 말해 일부 팀들은 전력 강화를 위한 선수 투자에 인색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구단들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 확대에 반대하던 노조가 이를 밀어붙이는 건 돈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수익이 짭짤하다는 건 역사적으로 증명된다.


메이저리그는 2020년 1월 터너스포츠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 중계권에 대해 7년 37억5천만 달러, 연간 5억3570만달러에 계약했다. 여기엔 향후 포스트시즌 확대 계획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스타전과 월드시리즈 독점 중계권을 가진 폭스스포츠와는 2018년 초 7년 51억달러, 연간 7억2857만달러에 계약했다. 두 방송사로부터 포스트시즌 중계권료로 연간 약 12억6400만달러를 벌어들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입장 수입도 구단들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37경기가 열린 지난해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은 약 1억6000만달러였다. 현행 포스트시즌 최대 게임수는 43경기다. 12팀으로 확대하면 최대 53경기, 14팀이면 59경기를 열 수 있다. 경기수가 늘면 입장 수입도 당연히 증가한다. 선수들도 입장 수입 중 약 60%를 배당금으로 받기 때문에 나쁠 것이 없다. 포스트시즌 확대에 동의하는 이유다.

ESPN 우려대로 자격 미달 팀이 진출해 가을잔치의 '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노사 모두 알면서도 '돈'의 논리에 무릎꿇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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