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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왜 펑고 안 쳐주십니까?" 올해는 정말 다르다. 캠프가 뜨거우니까 [김해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2-12 09:00 | 최종수정 2022-02-12 09:11


김평호 코치가 펑고볼을 날려주고 있다. 김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08/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코치님, 저 수비 훈련 안한지 3일 됐습니다. 저도 시켜주세요."

외야 터줏대감이 팀을 떠났다. '빈 자리가 있다'는 사실만큼 선수들을 고양시키는 일은 없다.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진행중인 롯데 스프링캠프는 예년보다 훨씬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사직구장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무엇보다 선수단의 면면이 젊어졌다.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중인 선수 48명 중 30대 선수는 외국인 선수 포함 ⅓남짓이다. 상대적으로 예전 같은 여유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메인 필드와 보조경기장, 불펜, 돔으로 나뉜 상동연습장은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하다. 래리 서튼 감독은 이 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수석 코치도 젊은 문규현(39) 코치에게 맡겼다.

최고령 코치인 김평호(59) 코치도 연일 짜릿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국가대표팀 포함 6개팀을 거치며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 코치다. 지난해 11월 롯데 작전주루외야 코치로 선임되자마자 상동으로 내려와 마무리캠프 및 교육리그를 소화하는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다. 1월 신인캠프를 거쳐 다시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다. "우리 팀이 (그렇게)약합니까?"라며 되묻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8일 김해 롯데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롯데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외야 수비를 하고 있는 선수들. 김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08/
"내가 무슨 특별한 훈련을 시키는게 아니다. 다 알고 있는 기본기를 철저하게,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하라고 가르칠 뿐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보니 하루하루 좋아지는 게 보인다. 나름대로 선수별로 훈련을 배분하고 있는데, '누구는 아침 얼리워크 때 수비(주루) 연습하던데, 전 안한지 3일 됐습니다!' 이러면서 찾아오는 선수도 있다. 한 팀이 무너지는 것도 금방이지만, 이런 게 쌓이면 또 발전하고 향상되기 마련이다. 지금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서튼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미덕은 '말 대신 행동'이다. 실수해도 좋으니 먼저, 발빠르게 대처하라는 것. "결국 야구는 반복 훈련이고 리듬"이라고 강조한다. '기본기는 선수의 영역이지만, 방향을 설정하고 선수를 준비시키는 게 코치의 역할'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선수의 선택권에 맡긴 다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그러면 안된다' 이건 무책임한 코치다. 지금은 죽더라도 도루를 해야한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더라도 기다려라. 이런 사인을 확실하게 줘야한다. 그렇게 소통이 이뤄지다보면 '어떤 상황에 어떻게 하는 게 맞다' 선수가 방향을 잡고 응용하게 된다."


8일 김해 롯데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롯데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피터스. 김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08/

추재현, 신용수, 강로한, 고승민 등 롯데 외야진의 태반은 내야수에서 전향한 선수들이라 외야 경험이 부족하다. 때문에 김 코치의 눈에 지적할 포인트가 자주 잡힌다. 펑고를 칠 때도, 주루를 지도할 때도 김 코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후끈하게 그라운드를 달군다. 김 코치는 "원래 한 목소리 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올겨울 사직구장은 대격변을 맞이했다. 외야가 한층 넓어지고, 가뜩이나 국내 최대 높이(4.8m)를 자랑하던 펜스는 무려 1.2m 더 높아졌다. KBO가 스트라이크존을 더 엄격하게 적용함에 따라 한층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1점 싸움이다. 수비가 정말 중요해진다.

"1베이스 덜 보내고, 더 가는 게 승패를 가르는 시즌이 될 것 같다. 펜스 플레이도 무조건 공을 따라갈 게 아니라 안된다 싶으면 빠르게 판단해서 1베이스 덜 보낼 수 있게 수비해야한다. 열심히 끌어올려보겠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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