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격리 끝' SSG 추신수 본격 시즌 돌입 "개막전 출전 목표"[SC일문일답]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2-12 14:46


◇송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송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SSG 랜더스 추신수(40)가 귀국 소감 및 올 시즌 각오를 밝혔다.

추신수는 12일 인천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에서 귀국 소감 및 올 시즌 구상에 대해 밝혔다. 올해 부분 변경된 새 유니폼을 입고 나선 추신수는 "(LA) 에인절스 유니폼보다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통증이 이어졌던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위해서였다. 당초 예상했던 회복 속도보다 빠른 회복이 이뤄지면서 2월 초 최종 검진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추신수는 지난 5일 귀국해 1주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마쳤다.

추신수는 지난해 개막 후 두 달간 타율이 2할 초반 대에 머물렀다. 변화구 위주로 승부하는 국내 투수들의 패턴, 스트라이크존 적응 문제 뿐만 아니라 잔부상이 겹쳤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방망이에 불이 붙었던 '슬로스타터' 기질은 KBO리그에서도 이어졌다. 하지만 137경기 타율 2할6푼5리(461타수 122안타) 21홈런 69타점 25도루 103볼넷, OPS(출루율+장타율) 0.860을 기록, KBO리그 최고령 20-20, 100볼넷 기록을 썼다. wRC+(조정 득점 창출력·이하 스탯티즈 기준) 137.4로 이정후(키움·165.8), 강백호(KT·165.5), 양의지(NC·165.4), 최 정(SSG·155.9) 등 리그 톱클래스 타자들과 함께 리그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추신수는 15일부터 퓨처스(2군) 구장인 강화 챌린저스필드에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한다. 훈련 결과에 따라 제주 서귀포 스프링캠프 합류 일정이 정해질 전망이다.

-현재 몸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작년에 2주 자가 격리가 힘들었는데, 올해는 금방 지나갔다. 제한이 있긴 했지만 구단 도움으로 운동도 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재활 단계는.


오는 15일이 수술 후 3개월째다. 그때부터 스윙을 할 수 있다. 기존 오프시즌 일정대로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공 던지는 것은 3월 둘째 주부터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팀과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다. 내 목표는 개막전에 뛸 수 있게끔 맞추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수술 당시만 해도 개막전 출전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미국에서 했다. 하지만 재활 속도가 빠르고 경과가 좋아 가능할 것 같다는 소견을 받아 귀국하게 됐다.

-다시 SSG와 1년을 더 보내게 됐다.

작년엔 1년만 생각하고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 시즌을 치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야구적 목표도 있었지만, 지난해를 보내면서 한국 야구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야구를 하는 동안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 조성 등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팀 성적, 개인적인 부분 등 아쉬움도 있었다.

-잠실 개보수 등 작년 시즌을 보내면서 낸 의견들이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선수들 말에 귀를 기울여준 서울시에 정말 감사드린다. 나 혼자의 말과 의견으로 온 변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KBO리그를 거쳐간 여러 선배님들이 계신다. 오래 전부터 그런 말들이 나왔고, 작년에 내 말이 보탬이 되면서 힘이 실리게 된 것 같다. 우리 팀도 보수 공사가 시작됐다. 라커룸, 배팅케이지 리모델링에 대한 구상이 미리 있었다. 예전엔 홈 어드벤티지 차원에서 원정팀 시설이 다소 열악했지만, 요즘엔 동등하게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시설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팀은 그런 부분에서 원정팀에 대한 배려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의견과 구단의 생각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미국에서 잠실에 대한 기사를 봤지만, 아직까지 선수 편의 시설 변화가 돼야 할 구장들이 아직은 몇 군데 더 있는 것 같다.

-자녀들과 나눈 이야기는.

메이저리그가 최고의 레벨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한국 야구에 대해 '쉽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네가 가서 한 번 해보라'고 했다(웃음). KBO리그는 절대 약한 리그가 아니다. 분명 수준 있는 리그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은데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건,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다소 부족하더라. 프로 선수로서 준비하는 과정,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이 바뀐다.

내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웃음).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따르는 건 맞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갑자기 바꾸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 심판 모두 힘들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이 하루 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20~30년 동안 몸에 베어 있는 것을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룰이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마이너리그에 먼저 도입해 선수, 심판 모두 차질이 없는지 충분한 과정을 거치고 도입한다. 너무 빠른 시간 안에 바뀐 것 같다.

-지난 시즌 개인 성적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

야구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다. 아마 3할3푼, 30홈런을 쳐도 만족한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작년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은 몸이 건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픈 팔을 안고 시즌을 보냈기에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체중이 다소 빠진 것 같다.

6㎏ 정도 빠졌다. 내가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해내기 위해서다. 팔꿈치 수술로 정상적으로 운동을 못하니 음식 조절도 어느 정도 했다.

-이반 노바, 야시엘 푸이그 등 빅리그에서 뛴 선수들이 올해 많이 왔다. 빅리그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노바는 정확한 기억은 모르겠지만 상대한 기억이 있다. 공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았고, 항상 긴 이닝을 던졌던 투수다. 푸이그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함께 해봤지만, 운동, 야구적 재능은 지금까지 KBO리그에 온 선수 중 최고 아닐까 싶다. 그 나라 만의 문화, 룰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 성패를 돌아보면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KBO리그를 낮춰 보지만 않는다면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길 것 같다. 키움 선수들도 배우는 점이 많을 것이다.

-푸이그가 공으로 공을 치는 훈련을 하더라.

나도 4~5년 전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어려웠는데 나중엔 맞추게 되더라. 나는 좌타자라 왼손에 공을 들고 맞추려 하는데 타이밍을 맞추는 훈련이다.

-앞으로 훈련 일정은.

내일 모레(15일)부터 스윙을 할 수 있으니 그때부터 훈련을 시작하려 한다. 미국에서 일정을 다 맞춰와 거기에 맞춰보려 한다. 당장 서귀포에 간다고 해도 100%로 할 수는 없는 상태다. 강화에서 하루 간격으로 타격 훈련을 해보고 괜찮다면 캠프에 합류하려 한다.

-퓨처스 구장은 처음 가볼텐데.

처음 가본다. 개인적으로 퓨처스 선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나도 어릴 적에 느꼈지만, 누군가의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되고 빠른 변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우리 퓨처스 선수들도 SSG의 가족이다. 이 선수들이 잘 해야 우리 팀이 우승하는데도 큰 보탬이 된다. 1군만 잘해서 우승할 수는 없다. 퓨처스 선수들이 올라와 잘 해줘야 큰 힘이 된다.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 꿈을 드러냈는데, 경험자로서 보는 가능성은.

이정후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한 타석에 한 번만 스윙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자기가 노린 공은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고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일각에선 홈런 수가 적다고 하지만, 힘은 나중에 기를 수 있어도 기술은 그럴 수 없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기술 모두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선수 아닌가 싶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더뎠던 감도 있었는데 올해 대비책은.

작년에 팔 상태가 안좋다보니 그 스트레스가 경기력에 영향을 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올해는 잘할 자신이 있어 재계약을 하게 됐다. 아직 뛸 수 있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다시 KBO리그에 왔다.

-작년보다는 부담감이 덜할 것 같다.

작년엔 많은 이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경력 탓에 어마어마한 기대를 하고 성적을 예상했다면, 올해는 온전히 팀을 위해서 뛸 수 있다. 팀이 보강되고 박종훈-문승원도 6월에 돌아온다. 기대감이 크다. 빨리 야구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양현종이 KBO리그에 돌아왔다.

(미국 진출 당시) '선수들과 잘 지내고, 먼저 다가가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미국에서 텍사스 구단 관계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양현종 이야기도 나눴다. 야구 실력을 떠나 선수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떠난 뒤에 나온다. 양현종에 대해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프로페셔널하고, KIA와 계약할 때 손편지까지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에 있어도 실천하기 힘든 부분이다. 한국 선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온 것이기에 양현종에 고마운 마음도 든다. 상대해본 경험이 없고, 같은 팀에서 뛰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분석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고영표가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는 말을 남겼는데 설욕 각오는.

설욕은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웃음).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한데... 내겐 정말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고영표가 이런 말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바란다. 국제 대회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투수라 생각한다.

-외야 수비에 대한 의지와 욕심은.

미국에서 가져온 일정을 보면 6월 초엔 공을 던지는 프로그램이 끝난다. 그때부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변수가 많다. 팔에 큰 문제가 없다면 6월 초중순께 수비가 가능할 듯 하다. 수비 연습은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회복만 된다면 당장 나갈 수 있는 상태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내년 이후에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은퇴는 결국 이별인데, 아직까지 야구가 너무 좋다. 아직 은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미리 내년을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 않나. 아직 열정이 식진 않았다. 나이가 들면 쉬워야 하는데,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국내에서 훈련 중인 류현진과 혹시 연락을 했는지.

미국에서 3번 정도 통화했다. 이태양도 함께 있더라. '많이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주변 선수들에겐 돈 주고도 경험하기 어려운 일 아닐까. 류현진이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더라.

-최근 이대호 은퇴투어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빅리그에선 자연스런 문화가 있는 것 같은데 설명해준다면.

나도 기사를 통해 접했다. 어떤 부분에서 부정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에서의 기준도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은퇴할 때 박수 받지 못한다면 과연 KBO리그에서 은퇴할 때 박수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비록 우승이 없어도 7관왕 타자고, 매년 헌신해왔고, 미국-일본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한 타자다. 이대호가 은퇴 투어를 못한다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되묻고 싶다.

-바뀐 유니폼은 어떤가.

나는 빨간색만 있으면 좋다(웃음). 색상이나 글씨체 모두 마음에 든다.

-올해도 코로나가 이어지고 있는데, 혹시 팬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추억이 있나.

작년에 코로나가 이 정도로 심하게 오래갈 줄 몰랐다.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 프런트에 '사인을 모두 해줄 수는 없으니, 원정을 몇 번 가는지 알고 싶다. 가는 곳마다 하루 시간을 정해놓고 사인회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각오는.

개인적으론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고 싶다. 누구는 '몇 살까지 하려고 수술까지 하느냐'고 하더라(웃음). 하지만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지난해 우리 팀이 부상 문제로 정말 힘든 시즌을 치렀는데, 모두가 노력해 마지막까지 가을야구에 도전했다. 올해 아픈 선수만 없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나아져서 많은 팬 앞에 서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크다.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이 되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송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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