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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FA 영입→'非 FA' 다년계약, 원기찬 대표 부임하자 달라진 삼성 머니파워[SC경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2-04 08:55


구자욱(왼쪽)과 원기찬 대표이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달라졌다.

삼성 스포츠단은 2014년부터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이후 지갑을 닫았다. 그 결과 류중일 전 감독에 이어 라이온즈 지휘봉을 이어받은 김한수 전 감독은 2017년부터 외부 영입 지원사격을 전혀 받지 못하면서 세대교체만 이루다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2020년부터 해결사가 나타나면서 야구단에 속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프런트까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주인공은 원기찬 대표이사다.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28년 동안 근무해온 '인사 전문가' 원 대표이사가 2년 전 라이온즈 대표이사 겸 구단주로 부임한 이후 구단의 효율은 극대화되고 있다. 첫 발걸음이 '뉴타입 인센티브 시스템'이었다.

뉴타입 인센티브 시스템은 선수 본인이 연봉 체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개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동기부여가 충만해진 삼성은 지난해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환희는 짧았지만, 깊은 어둠에서 빠져나온 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연봉 시스템 변화로 자극시킨 원 대표이사의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한 몫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원 대표는 팀에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거나 잡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효율적으로 돈을 쓰고, 선수의 마음까지 얻으면서 효과를 냈다. 2020시즌 도중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로 유턴한 '끝판왕' 오승환을 팀 내 '연봉 킹'으로 만들어주며 자존심을 세워줬다.

지난 시즌 직전에는 외부 자유계약(FA)를 영입했다. 포수 강민호 이후 3년 만에 외부 FA인 오재일을 4년 총액 50억원에 품었다. 이후 구단에서 예상한 시너지 효과는 다 맞아떨어졌다. 오재일은 보장금액(계약금 24억원, 연봉 6억원)과 인센티브 1억원 등 31억원에 대한 FA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몸값을 충분히 했다는 평가다. '이 맛에 현질(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한다는 게임 용어)'이라는 삼성 팬심도 사로잡았다.


원 대표이사의 추진력은 지난 3일에도 빛났다. '예비 FA' 구자욱과 다년계약을 성사시켰다. 5년 총액 120억(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 원 대표이사는 지난달 초 구자욱을 만나 다년계약을 제안했고, 큰 난관없이 계약이 진행됐다는 후문. 원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성사된 가장 큰 계약규모였지만, 모기업 제일기획에서도 흔쾌히 결재했다고 한다.

사실 내년 FA 자격을 갖추는 구자욱은 이미 수도권 팀과 지방 팀에서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그러나 원 대표이사는 구자욱의 팀에 대한 애정과 애착을 확인한 뒤 통 큰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계약으로 구자욱은 올 시즌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은 채 야구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고, 허삼영 감독은 계약기간 마지막 해에 선물을 받았다. 경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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