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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순간의 실수→3년 만에 첫 공식 참회, 최충연 "분명 내 잘못, 벌 받고 마음 다잡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2-03 14:14 | 최종수정 2022-02-03 14:26


3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 1군 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충연. 경산=김진회 기자

[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과정이 어떻게 됐든 분명 제가 잘못했습니다."

실수는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최충연(25·삼성 라이온즈)이 3년 만에 공식적으로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순간의 실수였다. 2020시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이로 인해 KBO로부터 50경기 출전정지에다 자체징계 100경기 출전정지가 더해졌다.

자숙했다. 2021시즌 복귀를 목표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20년 11월 수술대에 올랐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단행했다. 다행히 반년 만에 재활을 마치고 공을 잡았지만, 실전 복귀는 연기됐다.

최충연은 참회로 2022시즌 스프링캠프이 문을 열었다. 그는 3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진행된 2022시즌 스프링 1군 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나 "과정이 어떻게 됐든 분명 내가 잘못했다. 그에 대한 벌을 받고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는 두 번 다시 그런 일에 여지조차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을 생각하면서 많이 성숙해지려고 노력했다. 그 일로 인해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수 덕분에 최충연이 얻은 건 최고의 몸 상태와 투구 밸런스다. 그는 "현재 몸 상태는 프로 입단 이후 최고다. 안좋았던 일로 시간이 많아졌지만, 그 시간 몸을 제대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2019년에는 좋지 않았던 팔로 시즌을 버텼다. 그렇다보니 밸런스가 다 깨졌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코치님들께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또 "구속 증가과 구종 장착 얘기가 아니다. 내가 힘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몸의 순서, 기초적인 기술을 망가진 상태에서 조립했다. 아무리 기초라고 해도 쉽지 않았다. 다만 코치님들께서 '내 일이다' 생각하시고 신경써주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파워를 위한 체중도 증가시켰다. 현재 몸무게는 103㎏. 최충연은 "마무리 캠프 때보다 10㎏을 찌웠다. 지난 1년간 재활군에 있다보니 운동량도 적었다. 살을 찌우니 지인인 형도 공이 묵직해졌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제 최충연에게 남은 숙제는 실전공백을 극복하는 것. 그는 "(실전공백이) 걱정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걱정이 아니다. 설레는 걱정이다. 캠프에서 한 달간 준비하고,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실전에선 긍정적으로 임할 생각"이라며 "아직 완전하다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실전 경험을 하면서 잡을 수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자신을 필요로 할 때 복귀를 준비 중이다. 삼성은 필승조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발투수이지만 스윙맨 역할도 했던 최채흥과 핵심 필승조였던 최지광의 군입대로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최채흥의 역할은 베테랑 장필준을 비롯해 허윤동 황동재 이재희 등 영건들이 맡을 전망이다. 최지광의 공백을 최충연과 양창섭이 채워줘야 한다.

이에 대해 최충연은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그런 부담감을 진짜 부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최)지광가 군대가고, (심)창민이 형이 트레이드 됐다. 부담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잡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보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과오를 후회했다. "지난해 팀의 가을야구를 보면서 많이 벅차면서도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상상도 많이 했다. 내가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저 자리에 있었을까.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신인의 마음이다. "솔직히 말하면 신인 때보다 떨림이 있다. 완전 모르고 했으면 떨림만 가지고 있었을텐데 이젠 경험을 해보고 나니 떨리기도 떨리지만 조심스럽기도 하고 준비를 해온만큼 설레기도 한다."

그저 뛰고 싶다. 그는 "공백이 길었다. 무사히 1군 무대에서 중간으로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필요한 순간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저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이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경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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