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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수들도 '응원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더라."
선수단과의 상견례는 이날 비로소 이뤄졌다. 이학주는 "아는 선수는 여럿 있지만 친한 선수는 사실 없다. 전준우-정 훈 선배와 (안)치홍이가 반겨줬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주장 전준우는 "낯을 가리더라. 낯설고 어색해서 그렇다. 선수들은 운동하다보면 금방 친해진다"며 웃었다. 스스로 "부담감이 있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있다"고 말할 만큼, 빛나던 과거와 달리 위축된 이학주의 속내가 드러난다.
롯데에는 동갑내기 스타 안치홍이 있다. 고교 시절 이학주는 안치홍 김상수 허경민 오지환과 함께 한국 야구의 미래로 불리던 스타 유격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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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는 현재로선 주전 유격수는 커녕 약속된 자리가 없다. 그는 "아직 키스톤 콤비라고 말하기엔 많이 이르다. 그렇지 않나"라며 연신 손을 내저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예의와 더불어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백의종군의 다짐이다.
이학주가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삼성에 입단한 2019년 첫해 분위기는 좋았다. 순간순간 메이저리그급 센스를 뽐냈고, 9회 위기 상황에서 상대팀 팬들조차 합창할만큼 매력적인 응원가도 돋보였다. 올스타전에선 응원단장 의상을 입고 출전한 이학주가 타석에서 주도하는 가운데, 10개 구단 팬이 일제히 그의 응원가를 합창하는 명장면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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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규 롯데 단장은 이학주 트레이드 직후 "누구에게나 두번째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학주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 공 하나하나에 절실하게 집중하겠다"며 한층 결연하게 답했다.
서튼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모든 선수들의 장점을 파악하고, 자유로운 경쟁 안에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게 팀의 리더로서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선입견 없이 이학주를 대하겠다는 다짐이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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