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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시즌 구름 위를 걸었다. '커리어 하이'였다. 27경기에 선발등판, 157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 부문 2위, 다승 4위였다. 2007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처음 받아본 성적표였다.
'느림의 미학'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1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34.6km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17일 KIA전에서 직구 평균 139km가 나온 것이 최고였다. 그러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킹 패스트볼을 던져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백정현이 새 시즌 삼성 선발진 안정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교파가 살아남기 힘들긴 하다. 백정현보다 평균 직구 구속(2021년 128.6km)이 느린 유희관(36)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KBO리그도 점점 파이어볼러 시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백정현은 향후 4년을 잘 버텨줘야 한다. 아직 선발진을 구성하는 토종 투수들이 어리다. 지난 시즌 폭풍성장한 원태인도 스물 두 살에 불과하고, 최채흥이 빠져 5선발을 채워야 하는 투수들도 어리다. 이들이 연착륙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돌 수 있게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선발진 최고참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젊은 투수들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 역시 성적이 뒷받침 돼야 한다.
지난 시즌 찍은 '커리어 하이'는 잊었다. 다시 출발점에 섰다. 백정현의 목표는 오로지 '건강'이다. 아프지 않아야 풀타임을 뛰면서 또 다른 반전을 꿈꿀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에도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건 백정현의 강한 승부욕을 자극한다. 더 높은 곳을 향하길 원한다. 변수가 많은 팀의 변수를 줄여줘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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