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채꼴 모양 야구장 규격은 과연 어떻게 정해져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 공식 경기 규칙에 따르면 내야 규격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마운드부터 본루 사이의 거리는 18.44m, 루 사이의 거리는 27.4m, 마운드에서 내야 경계선까진 28.9m다. 이밖에 내야 3피트라이니과 홈플레이트, 대기타석 간 거리도 소상하게 적혀 있다. 그러나 외야 사이즈나 펜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MLB닷컴은 4일(한국시각) 그동안 빅리그를 수놓았던 여러 구장의 특이한 풍경을 조명했다.
한때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이었던 모뉴먼트파크 중앙 펜스 아래엔 '비석'이 세워진 바 있다. 조지 스테인브레너 구단주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팀 레전드인 밀러 허긴스, 루 게릭, 베이브 루스의 초상과 경력이 새겨진 비석을 세운 것. 당시 모뉴먼트파크 홈플레이트에서 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460피트(약 140m)에 달해 펜스직격 타구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종종 빠진 타구가 비석 쪽으로 들어가 수비에서 애로사항이 꽃피는 경우가 생겼다. MLB닷컴은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세 레전드의 비석은 그라운드 바깥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구장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홈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다. 미닛메이드파크 중앙 펜스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급격한 경사의 언덕이 자리 잡고 있었다. MLB닷컴은 '당시 휴스턴 운영총괄이었던 탈 스미스의 아이디어였다'며 '2016년 외야 좌석 확장에 맞춰 사라지기 전까지 미닛메이드파크 외야 언덕은 여러 선수를 겸허하게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펜스보다 앞으로 튀어 나온 관중석이 있는 구장도 있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1999년까지 홈구장으로 썼던 타이거스타디움 우측 외야 펜스 위엔 10피트(약 3m) 앞으로 튀어나온 관중석이 있었다. 1930년대 당시 브릭스스타디움이었던 이 구장에서 디트로이트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더 많은 관중을 유치하기 위한 구단주 월터 브릭스의 아이디어였다. 이로 인해 우익수 뜬공이 홈런으로 둔갑하는 일이 잦았고, 관중석 그늘로 인해 우익수 수비가 어려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조명이 달리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희한한 풍경의 야구장은 더러 있었다. 1887년부터 1938년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 홈구장이었던 베이커보울 우측 펜스 높이는 60피트(약 18.2m)에 달했다.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280피트(약 85.3m)로 지나치게 짧았으나 주변 여건상 구장 확장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1911년부터 1960년까지 워싱턴 세네터스(현 미네소타 트윈스)가 홈구장으로 썼던 그리피스스타디움은 외야 주변 토지 매입에 실패하자 주변 주택 라인에 따라 외야를 지그재그로 만들기도 했다. 1915년부터 1952년까지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이었던 브레이브스필드는 외야까지 거리가 무려 520피트(약 158.4m)에 달했다. 맞바람까지 겹쳐 개장 후 7년 동안 단 한 개의 홈런도 나오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