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사실상 3단계' 코로나가 휘감은 겨울, 선수들은 애가 탄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된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 모습. 투손=박상경 기자 [e-mail]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연말연시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12월 들어 전국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넘는 날이 쌓이고 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이 사회-경제 전반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높은 레벨인 3단계를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미 시민들 사이에선 외부 일정 등을 자제하며 사실상 3단계 생활에 돌입한 상태다.

비시즌기간을 보내고 있는 KBO리그 선수들은 초조한 눈치다. 12월 들어 대부분의 선수가 실내체육시설 등을 활용해 개인 훈련으로 새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확진자 수 속에 기존 시설 이용도 쉽지 않아지면서 컨디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서 펼쳐질 주전 경쟁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풍경은 대개 비슷했다. 2월 초중순 가벼운 컨디셔닝 훈련을 통해 감각을 끌어 올린 뒤, 자체 청백전 또는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만드는 식이었다. 이런 로드맵의 밑바탕은 선수들이 비시즌기간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체력적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펜더믹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선 국내외 선수 대부분이 비시즌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모든 선수가 스프링캠프 전까지 100% 컨디션을 만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

이런 상황은 팀 전력 구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각 구단은 시즌 일정 말미에 선수별 맞춤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훈련 루틴이 정립된 베테랑보다는 신예와 백업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비시즌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 캠프 초반 1군 경쟁이 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코로나 여파를 고려해 홈 트레이닝 방법 등을 추가한 팀들도 있지만, 선수들 처지에선 외부 시설을 활용한 훈련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홈 트레이닝만으로 부족한 훈련량을 채우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옅어진 백업 뎁스가 결국 각 구단의 시즌 구상에도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다가올 스프링캠프 풍경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 캠프 초반 1~2주가량 소위 '공'을 잡는 훈련을 최대한 줄이고 선수들의 컨디션 상승 및 부상 방지 훈련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빡빡한 일정으로 피로 누적이 상당했던 2020시즌, 비시즌 부족한 훈련량을 채우기 위해선 결국 팀 차원에서의 재점검이 불가피해졌다.

KBO리그 구단 한 코치는 "여건이 좋진 않지만, 선수들 대부분 팀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몸은 만들어 올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마 캠프 초반 체력 훈련에 할애되는 시간이나 프로그램에 변동을 주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강화하는 방법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