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비하인드]알칸타라와 작별한 호미페, '또다른 절친' 미란다 만난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2-23 16:45


알칸타라(왼쪽)와 페르난데스. 스포츠조선DB

아리엘 미란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20시즌을 앞두고 라울 알칸타라가 두산 베어스에 합류했을 때, 가장 기뻐했던 선수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였다.

쿠바 출신 페르난데스는 '라티노' 새 식구를 기쁘게 맞았다. 2019시즌부터 두산에서 뛰었던 페르난데스는 입단 첫 해에 말이 통하는 동료 선수가 없었다. 그 해 두산에는 미국 출신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가 함께 뛰었다. 페르난데스가 미국에서도 야구를 했지만, 영어 실력이 출중한 편은 아니다. 사실상 스페인어로만 대화가 통한다. 그래서 두산도 스페인어 전담 통역 직원을 고용해 페르난데스의 원활한 적응을 도왔다.

첫 시즌부터 KBO리그에서 성공적인 활약은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있던 외로움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올해 또다른 '라틴계 선수' 알칸타라가 두산에 합류하면서 페르난데스는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쿠바 출신 페르난데스와 달리, 알칸타라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출신 국가는 다르지만, 둘 다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며 비슷한 문화권이라는 공감대가 빠르게 작용했다. 1992년생인 알칸타라보다 4살 더 많은 페르난데스는 친동생처럼 살뜰하게 알칸타라를 챙겼다. 하나하나 모든 것을 조언해주고,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말을 거는 '수다 쟁이'로 변신했다. 2019시즌 초반, 낯 가림이 심했던 모습은 없어지고 알칸타라로 인해 넉살 좋은 선수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알칸타라 또한 정규 시즌에서 20승을 달성한 직후 페르난데스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내며 "페르난데스가 있었기에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기댈 수 있었다.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아쉽게도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의 동행은 1년만에 무산됐다. 알칸타라는 한신 타이거즈와 계약하며 일본 무대 도전에 나섰고, 페르난데스는 두산과 3년 연속 계약에 성공했다. 절친한 동생이 일본으로 떠났지만 페르난데스는 내년에도 외롭지 않을 전망이다. 또다른 쿠바 출신 선수 아리엘 미란다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23일 페르난데스 재계약과 동시에 미란다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쿠바 출신인 미란다는 미국과 일본을 거쳐 올해 대만에서 뛰었다. 그리고 좌완 강속구 선발이라는 강점을 인정받아 두산과 계약을 하게 됐다.

미란다의 두산행에는 절친한 사이인 페르난데스의 조언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 같은 팀에 뛰지는 않았었지만, 쿠바에서 야구를 하던 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다. 미란다는 앞으로 한국야구를 처음 경험하게 된다.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 그리고 두산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동향 출신 페르난데스가 함께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