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고민의 시간이 돌아왔다. 누구를 지키고, 누구를 풀 것인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대가를 치를 시간이다.
16일 KBO 공시된 오재일 영입. 삼성은 사흘 이내인 19일까지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한 보상선수 명단을 원 소속팀 두산에 넘겨야 한다.
두산 픽에 대한 일반적인 예상은 내야수다. FA 시장에서 내야수 2명을 잃은 터라 이들 공백을 메워줄 실전급 내야수를 픽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프런트가 강한 두산은 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분석을 통해 보상선수 성공 신화를 이어왔다. 예상을 뛰어넘는 투수나 포수, 심지어 외야수 깜짝 픽까지 가능한 팀이다. 선수 구성상 삼성이 풍부하게 보유한 내야수와 유망주 투수를 모두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결국 아까운 선수 유출을 전제로 한 선택이 불가피 하다.
|
잠실구장 팩터를 감안하면 두산이 젊은 유망주 투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의 1차 지명 투수 트리오 최충연(23·2016년 지명) 장지훈(23·2017년 지명)과 황동재(19·2020년 지명)에게 눈길이 쏠린다. 세 선수 모두 1m90을 넘는 장신의 우완 파이어볼러.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다.
당연히 보호선수로 묶어야 할 삼성 마운드의 미래. 하지만 변수가 있다. 세 선수는 약속이나 한 듯 올 시즌 직후 팔꿈치 인대 재건수술인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다.
황동재는 지난 7월 초에, 최충연 장지훈은 지난 11월5일 함께 수술을 받았다. 회복 후 재활까지 1년에서 1년 반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일단 2021년 시즌은 뛰기 어렵다.
세 선수에게 찾아온 인고의 시간이 보호 선수 명단을 추리는 데 있어서는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
두번째 수술을 받은 장지훈은 회복 기간 동안 군 입대를 통해 병역 의무까지 마칠 예정이다.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올 경우 마운드의 핵으로 활약할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충연의 경우 보호선수 20인으로 묶일 공산이 크다. 2018년 불펜 특급 에이스로 이미 검증을 마친데다, 병역까지 해결한 파이어볼러. 보상선수로 풀린다면 내야수가 급한 두산이라도 미래를 위해 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장지훈 역시 미래 에이스로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당연히 묶어야 할 자원. 하지만 수술과 병역 공백 등으로 인한 현재 가치의 계산에 따라 판단이 엇갈릴 여지는 있다.
|
최충연은 음주 운전 사건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하느라 올 시즌 출전하지 못했다.
장지훈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1패 10.0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위기관리 능력 등 보완 과제를 남겼지만 빼어난 구위로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황동재는 올 시즌 딱 1경기에 등판, 1⅓이닝 홈런 포함 8안타 4볼넷 8실점으로 호된 프로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과연 삼성은 1차지명 출신 토미존 서저리 트리오 모두를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삼성 허삼영 감독은 보상 선수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출혈과 아픔을 감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쉬운 선수 유출이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암시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