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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끝이 아닌 시작" 최원호 감독이 말하는 '올바른 겨울나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12-08 11:26 | 최종수정 2020-12-08 18:14


최원호 한화 퓨처스팀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겨울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특히 투수들에겐 더욱 중요하다."

생애 첫 1군 사령탑, 연패와 최다패의 압박감, 시즌 막판의 고춧가루까지…최원호 한화 이글스 퓨처스팀 감독에겐 유난히 긴 한 해였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 6월 8일 1군 감독 대행 부임 이래 지난달 27일 한화 마무리훈련까지, 뜻하지 않게 맡았던 1군 사령탑을 5개월만에 내려놓았다. 원래 자리인 퓨처스팀 감독으로 복귀한 것. 한층 여유로워진 목소리에선 홀가분함이 묻어났다.

최 감독은 '야구박사', '야구학자'로 불릴 만큼 데이터를 강조하는 지도자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극대화시키려면 데이터 뿐만 아니라 선수의 성향, 성장환경, 성격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한다는 걸 배웠다. 데이터 속에 숨겨진,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을 알게 된 시간이다. 강재민 윤대경 임종찬 같은 어린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며 지난 시즌을 회상했다.

1군 사령탑 부임과 함께 6선발 체제를 주창했다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가 되돌아본 '이상과 현실의 차이'다.

"선발투수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게 바람직하다. 선발투수의 한계 투구수를 100구가 아니라 105구 이상, 120구 미만까지 두고 6일씩 쉬게하는게 부상을 최소화하면서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봤다. 하지만 아무래도 1군 경기다 보니까, 외국인 선수들도, 구단도 좀더 많은 경기에 나가길 원하더라. 퓨처스는 승패보다는 육성이 중요한 위치다. 선발로 발탁하는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 맞는 선수를 6명 뽑아서 집중 육성해볼 생각이다."

최 감독이 지휘하는 마무리 훈련은 회복과 휴식에 중점을 뒀다. 한화 선수단은 시즌 종료 후 9일을 쉰 뒤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마무리 훈련은 3일 훈련, 하루 휴식으로 진행됐다. 투수들은 첫 2턴은 회복에 주력했고, 이후에도 캐치볼과 가벼운 토스 정도만 소화했다.

최 감독은 '겨울 자율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빌딩에 돌입한 한화는 투타에 걸쳐 확실하게 입지를 갖춘 선수가 많지 않다. 내년 2월말 시작될 스프링캠프부터 자신의 기량을 보여줘야한다.


"마무리 훈련이 끝날 때 '겨울에 몸 만들기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술 훈련도 꾸준히 하라'고 강조했다. 미국 야구를 보면, 2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도 공을 놓는 시간은 길어야 4주 미만이다. 그 이후론 소프트 토스를 하면서 공에 대한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게을리해선 안 된다."

올해의 경우 시즌이 늦게 끝나면서 다음 시즌까지의 텀이 짧다는 점도 변수다. 최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투수는 12월 중순부터 롱토스를 하며 기량을 가다듬어야한 한다. 1월 중순부터는 '투구 감각'을 살릴 수 있게 피칭 훈련을 시작하는 시기다.

한화는 2021년 카를로스 수베로 신임 감독을 맞이한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15년간 사령탑을 맡았던 미국식 팜시스템의 전문가다. 이로써 한화는 1군 수베로 감독, 2군 최원호 감독 체제를 갖췄다. 꾸준한 강팀이 될 수 있게, 1~2군에 걸친 육성 시스템을 정립하기 위해서다.

최 감독은 "수베로 감독님께는 많이 배우고 싶다. 그러려면 자주 물어봐야할 것 같다.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마이너리그의 다양한 사례를 접할 좋은 기회 아닌가. 나도 한화 2군 운영 시스템을 잘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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