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승부처]스트라이크 만들려다 공 빠뜨린 박세혁. 작은 틈이 만든 승부의 무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11-12 22:15


2020 KBO리그 두산과 KT의 PO 3차전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 3루 강백호 타석. 홍건희의 폭투 때 3루주자 로하스가 홈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1.12/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주자가 3루에 있을 땐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할 수 있다. 짧은 안타나 내야 안타로도 점수가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상대의 실수로 점수를 얻는 것이다. 공격팀 입장에선 투수의 폭투는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득점을 하면서 상대 승리 의지를 꺾어버리기 때문이다. 폭투는 그나마 포수가 잡거나 블로킹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위안이라도 할 수 있다. 패스트볼은 잡을 수 있는 공을 빠뜨린 것이기 때문에 폭투보다 더 수비진을 허탈하게 만든다. 2연승으로 기세를 높였던 두산 베어스가 포수 박세혁의 패스트볼로 인해 좋던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KT 위즈는 그 빈틈을 이용해 승부를 굳혔다.

KT는 12일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8회초 2사후 유한준의 내야안타로 고대하던 선취점을 뽑았다. 두산은 호투하던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내리고 홍건희를 올렸다.

홍건희는 10일 열린 2차전서 2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새롭게 두산의 필승조로 떠올랐다. 이번에도 막아낸다면 1점차는 8, 9회에 동점 내지 역전이 가능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올려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타자는 5번 강백호. 홍건희는 바깥쪽으로 144㎞의 직구를 던졌다. 제대로 잘 들어간 것 같았는데 공이 뒤로 빠졌다. 바깥쪽 약간 높은 공을 요구했던 박세혁은 공이 낮게 오자 스트라이크로 만들 생각에 프레이밍을 시도했는데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박세혁이 빠르게 뒤로 달려가 공을 잡았지만 이내 미끄러졌고 공을 홈으로 던져보지도 못하고 3루 주자 로하스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2-0이 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KT쪽으로 넘어갔다. 2사 2루가 되면서 두산 벤치는 강백호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홍건희는 이틀 전의 피칭을 하지 못했다. 6번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까지 밀렸고, 이후 배정대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해 2점을 더 내주고 4-0이 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2사후 주자가 2루에 있든, 3루에 있든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날의 경기를 보면 3루에 있는 것은 분명히 2루에 있는 것보다 유리하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두산 홍건희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12/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