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추적]부상+경쟁 이중고로 현역은퇴 고려했던 '베테랑' 김주찬, KIA는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0-11-07 14:00


KIA 타이거즈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려난 베테랑 김주찬.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김주찬(39)은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허벅지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예상된 회복기간은 4~5개월이었다.

김주찬은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그렇게 흘렀다. 팀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구단 사상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인 '메이저리그 스타' 맷 윌리엄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윌리엄스 감독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선 미국 스프링캠프에 반드시 참가해야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 파악을 위해 역대 최다인 54명을 스프링캠프에 데려가 '제로 베이스'에서 주전과 백업을 나눴다.

김주찬은 재활에 속도를 붙였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 깜짝 합류했다. 캠프가 10일 지난 시점이었다. 윌리엄스 감독도 지난 7년간 3할 타율을 유지한 김주찬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반겼다. 이후 국내로 돌아온 뒤 윌리엄스 감독은 김주찬이 완벽에 가까운 몸 상태를 만들 때까지 시간을 부여했다. 지난 5월 5일 개막 라인업에 1루수를 주전 유민상-백업 황대인 체제로 마련했다.

김주찬의 오해는 쌓여갔다. 다만 빨리 현실도 깨달았다. 1군에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현역 은퇴를 고려했다. 이 상황에서 구단은 김주찬에게 현역 연장을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오현표 육성총괄은 김주찬이 은퇴 결심을 접게하기 위해 많게는 일주일에 두 차례 만나 설득 작업을 펼치기도.

시즌 초반 김주찬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2군에서 1군 등록을 기다렸다. 그러자 6월 초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 결국 1군 등록 15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가 부상자명단에 10일간 등록됐다. 이후 2군 경기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시즌이 끝나자 김주찬은 구단에 "자유계약으로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조계현 단장은 김주찬이 내년 마흔이란 나이에도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백의종군' 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지난 6일에도 2군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이 진행된 함평 챌린저스필드를 찾아 김주찬과 면담을 가지는 등 수차례 만남으로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김주찬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KIA는 7일 김주찬을 자유계약(FA)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KIA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계약이 만료되는 김주찬과 최근 면담을 갖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요청한 선수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주찬은 어느 팀과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KIA와 8년이란 동행을 끝낸 김주찬은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다만 코로나 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적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됐다. 젊고 역동적인 구단으로 쇄신하기 위해 최근 베테랑들이 칼바람을 맞고 있는 트렌드를 비춰봤을 때 김주찬의 겨울도 따뜻하지 못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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