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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정찬헌이 선발이었다면 박용택의 은퇴는 조금 미뤄졌을까.
4회에만 7점을 올리며 한껏 달아올랐던 두산의 타선을 잠재운 투수가 바로 정찬헌이다. 정찬헌은 이날 8점차로 뒤진 4회 2사에 등판, 첫 타자 김재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정찬헌에겐 통산 13경기째 포스트시즌 마운드. 햇수로는 2014년과 2016년에 이은 3번째다. 선배 박용택의 은퇴를 미루기 위한 정찬헌의 불꽃투는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정찬헌은 매회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버텨내며 분위기 반등을 이뤄냈다. 정찬헌의 역투 속 LG는 4~5회 라모스 채은성, 김현수 라모스가 잇달아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리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정찬헌은 5회 박세혁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준PO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던 오재원을 투수 땅볼로 막아냈다. 이어 6회에는 정수빈에게 안타에 이른 2루 도루까지 당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와 오재일로 이어지는 후속타를 끊어냈다. 7회에는 허경민의 2루타와 박세혁의 볼넷으로 2사1,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또한번 오재원을 돌려세웠다. 8회 1사 후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에야 고우석과 교체됐다. 총 57개의 공을 던지며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틴 투혼의 피칭이었다.
하지만 LG는 앞서 선발 타일러 윌슨이 3⅔이닝 동안 4안타 4실점으로 무너진데 이어 2번째 투수 진해수가 오재원 박건우 정수빈 페르난데스 오재일을 상대로 홈런 1개 포함 4안타, 희생플라이 1개를 내주며 4실점한 경기를 결국 뒤집지 못했다. LG는 9회초 고우석의 1루 송구 실책으로 1점을 추가 허용, 7대9로 패했다.
흔히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고 한다. 하지만 '잠실 라이벌'에게 2연패로 탈락한 LG 팬들의 입장에선, 정찬헌의 투입 시기에 대한 아쉬움이 오래도록 남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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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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